검찰개혁에 대한 공감대 '역설'
검찰 고위 간부들 '줄사표'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이 오늘(1일)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야당동의 없이 임명된 33번째 장관급 인사입니다.
김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현 정권의 '검찰개혁' 추진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오늘 오후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에 임명장을 수여받은 후 대검찰청에서 취임식을 갖고, 2년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김 총장은 우선 검찰개혁에 대한 공감대를 역설하고 나섰습니다.
김 총장은 "그동안 검찰은 범죄와의 전쟁, 부정부패 척결 등을 통해 우리사회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다만 그 과정에서 ‘과도한 권한 행사, 조직 이기주의, 불공정성’ 등 논란이 불식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지금과 같은 상황에 이르게 됐다"며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꺼내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출범 등 최근 이루어진 검찰개혁 관련 형사사법체계 변화의 안착을 당면 과제로 꼽았습니다.
다만 수사와 인사에 있어서는 공정성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현재 검찰의 현 정권 수사에 대한 여러 정치적 논란은 물론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중립성 논란 등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김 총장은 다가올 선거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까지 했습니다.
김 총장은 "검찰의 업무수행과 관련해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검찰의 업무수행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커다란 영향력과 파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특히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러한 논란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고 운을 뗐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든 사건에 대해 사회적 능력과 신분에 관계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형평성 있게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저는 검찰총장으로서, '자율과 책임'의 원칙하에, '굳건한 방파제'가 되어 일체의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인사와 관련해서는 "인사평가는 공정한 평가를 기초로 능력과 자질, 인품을 고려한 적재적소 인사를 실시함으로써 소모적인 오해나 불신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이를 위해 법무부와 적극 소통하고, 평가제도의 개선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오수 총장은 당장 이번주에 단행될 검사장급 인사 등과 관련해 박범계 법무장관에게 의견을 제시해야 합니다.
당초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인사 적체를 문제삼으며 대규모 인사를 예고한 상황에서 검찰 고위 간부들의 줄사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검장급 간부들의 추가 사표도 점쳐지는 가운데 이르면 이번주 큰 폭의 검찰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법조계에서 나옵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배성범 법무연수원장(연수원 23기), 오인서 수원고검장(23기), 조상철 서울고검장(23기), 고흥 인천지검장(24기) 등이 연이어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 연수원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총괄했습니다.
오 고검장은 검찰 고위급들이 줄줄이 걸려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를 지원하며 후배 검사들에게 가해지는 외압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간부들은 검찰을 떠나면서 진행 중인 이른바 '검찰개혁'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배 연수원장은 "LH 사건 등 공분을 야기하는 대형 사건에 검찰의 대응 공백이 초래되는 게 과연 공정과 정의가 바로 서는 데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오 고검장은 "불완전함과 비효율성을 내포한 채 시행 중인 수사구조 개편에 이어 일각에서 추가 개혁을 거론하는 현시점에서도 교각살우하는 요소는 없는지 살피고 또 살펴봐 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검찰 조직의 반발에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조직개편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검찰 안팎에선 앞으로 검찰 간부들이 추가로 사표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앞서 박 장관은 인사적체를 언급하며 고검장과 지검장급을 구분
일각에서는 "조직 개편을 빌미 삼아 정권 말 호위무사 노릇을 할 친정권 검사들을 대거 심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립니다.
[ 이상은 기자 / leestellaaz@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