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지침 종료 비난…"美, 제눈 찌르는 어리석은 행위"

한미정상회담 첫 반응 내놔…"가는 방망이에 오는 홍두깨"
문 대통령에도 "이쪽저쪽 반응을 보려는 꼴사나운 행태"

북한이 한미정상회담 결과로 한미 미사일지침이 해제된 것을 두고 미국이 표리부동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31일 김명철 논평원 명의의 '무엇을 노린 미사일 지침 종료인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사일 지침 종료 조치는) 미국의이 매달리고 있는 대조선적대시정책의 집중적인 표현인 동시에 파렴치한 이중적인 행태를 스스로 드러내는 산 증거"라고 비판했습니다.

통신은 "지금 많은 나람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고안해 낸 <실용적 접근법>이니, <최대 유연성>이니 하는 대조선정책기조들이 한난 권모술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미사일 지침>의 종료는 조선반도에서 정세격화를 몰아오는 장본인이 과연 누구인가를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가는 방망이 오는 홍두깨란 말이 있다"며 "미국과 남조선당국이 저들이 추구하는 침략야망을 명백히 드러낸 이상 우리의 자위적인 국가 방위력 강화에 대해 입이 열개라도 할 소리가 없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은 오산하고 있다"며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에서 비대칭적인 불균형을 조성하여 우리에게 압력을 가하려고 하는것은 정전상태에 있는 조선반도의 첨예하고 불안정한 상태를 더욱 야기시키는 심중한 실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우리의 과녁은 남조선군이 아니라 대양 너머에 있는 미국이다. 남조선을 내세워 패권주의적 목적을 실현해보려는 미국의 타산은 제손으로 제눈을 찌르는 어리석은 행위로 될 뿐"이라며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거친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기쁜 마음으로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이 기회를 빌려 남측의 대통령(chief executive)에도 스스로를 인근 국가의 조준경 안에 디밀어 놨다고 언급하고자 한다"며 "그의 이쪽저쪽의 반응을 보려는 꼴사나운 행태에 구역질이 난다"고 비난했습니다.

국제사회를 향해서는 자신들의 유엔 결의 위반이 아니라 미국이 북한 코앞에서 벌이는 중대하고 도발적인 행동이 국제사회의 우려를 사야 마땅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논평은 한미정상회담 이후 침묵을 지켜온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내놓은 첫 반응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외무성 고위 당국자나 대변인 등이 아닌 중앙통신 논평원을 내세워 비난의 수위를 조절함으로써 향후 외교적 움직임에 여지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 백길종 기자 / 100road@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