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반란의 주인공이 대표로 선출되길"
나경원 "본인에게 편하고 만만한 대표가 되면 좋겠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당 대표로 초선 신진 그룹을 사실상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오 시장은 SNS를 통해 "0선, 초선들의 발랄한 생각과 격식 파괴, 탈권위적 비전을 접하며 우리 당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며 "당원 여러분,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후보들의 잠재력에 주목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어 "그 많은 후보 중 누가 대표가 돼야 국민의 마음을 훔칠 수 있을까. 다 훌륭한 분들이고 자격이 있지만 이제 우리 당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중도층이 2030들은 누가 대표가 됐을 때 계속 마음을 줄까"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쾌한 반란이 손에 땀을 쥐게하는 게임으로 이어진다면 기대감을 한껏 자극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 시장은 또 "위선과 무능에 지쳐 마음 둘 곳 없는 국민이 흥미로운 기대감으로 계속 지켜봐 줄 수 있는 유쾌한 반란의 주인공!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런 대표가 선출되길 간절히 바란다"라고도 했습니다.
당권에 도전한 김웅 후보는 지난 21일 오세훈 시장을 찾은 바 있고, 이준석 최고위원은 4·7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 시장 선거 캠프 뉴미디어 본부장을 맡아 20대 유세단을 구성해 선거 흥행을 주도한 바 있습니다.
오 시장의 이런 공개 지지에 이준석 최고위원은 자신의 SNS에 오 시장 글을 공유하며 "선거 캠프에서 많은 것을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했다. 이번에 좋은 성과를 내서 ‘첫날부터 능숙하게’ 당을 개혁해 내겠다"고 반응했습니다.
당권 도전에 나선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나 전 의원은 오늘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오 시장이) 시정이 바쁜데 전당대회에 너무 관심이 많다"고 꼬집었습니다.
나 전 의원은 "(오 시장이) 아무래도 당 대표가 좀 쉬운 당 대표, 본인에게 편하고 만만한 대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 같다"며 "왜냐하면 이번 당 대표는 이번 대선도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 시장이 내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공천을 쉽게 받기 위해 신진 그룹을 밀고 있다는 뜻입니다.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는 내년 정권교체를 위한 대선후보 경선 관리 등 중책을 맡아야 하는 만큼 당권 주자 간 경쟁은 점점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때도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전 의원과 비박계 구심점 역할을 해온 김무성 전 의원의 영향력이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이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오세훈 시장 입장에선 신진그룹이 당권을 잡는 것이 유리하다고 분석합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오세훈 시장은 차차기 대선까지 고려하고 있을 수 있다"며 "현재 친이계는 입지가 좁아진 상황인데, 친이계인 오세훈 시장 입장에선 친박계 등 계파를 등에 업은 기존 세력보다는 신진 그룹이 당권을 잡는 것이 본인의 당내 입지를 다
그러면서 "이준석 최고위원같은 경우 친박 색채를 빼기 위한 행보를 많이 보였다. 오세훈 시장의 선거 캠프에서 함께 일한 경험도 있기 때문에 오 시장 입장에선 이 위원이 당권을 잡으면 장기적으로 자신의 입지가 탄탄해질 수 있다고 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이상은 기자 / leestellaaz@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