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용광로 위한 불쏘시게 될 것"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20일 당권 도전을 선언하면서 "용광로를 위한 불쏘시개가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출마 기자회견에서 "모든 후보를 받아들이고 제련해 더 단단한 후보, 튼튼한 후보를 배출하겠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국민의힘을 용광로 정당으로 만들겠다. 지역, 세대, 계층, 가치의 차이를 극복해 모두 녹여내겠다"며 "대선 경선 과정을 파격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부연했습니다.

특히 "당대표가 된다면 야권 주자가 될 수 있는 모든 분과 접촉할 생각"이라며 "그분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서울대 법대 시절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대선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되려면 국민의힘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다"며 "우리 당에 들어와 함께 경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문호를 제대로 여는 게 중요하다"며 "당헌 당규상 대선 후보를 뽑는 마지노선이 있는데, 이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나 전 의원은 모든 야권 후보의 역량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 국민의힘을 근본적으로 쇄신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쇄신 방안으로는 공정하고 투명한 인재 영입, 싱크탱크의 정책 기능 강화, 개별 당원 목소리를 그대로 공유하는 블록체인형 정당 시스템 구축 등을 거론했습니다.

이어 "힘들 때 당을 떠나지 않고 당원과 함께 나라와 당을 지켜왔다"며 "주요 당직과 의정활동으로 쌓은 지혜와 정치력, 소통의 리더십으로 혁신적 변화를 이루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가 세대 대결 구도로 치러진다는 분석과 관련, "(초선·청년 주자의) 용기와 도전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며 "그분들의 생각을 같이 공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다선 의원 출신이자 당 원내대표까지 역임했던 나 전 의원의 등판에 당 대표 후보들도 저마다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당대표에 도전장을 내민 초선 김은혜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이 "본인에 대한 성찰보다는 남 탓, 제도 탓을 하고 계시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나 전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 패배 요인으로 역선택 문제를 꼽자 이같이 지적한 것입니다.

김 의원은 지난 17일에도 나 전 의원이 당 내 초선들의 당권 도전에 대해 '가슴 뛰는 일'이라고 말한 데 대해 "가슴 뛰는 일이면 당의 변화를 위해 뒤에서 도와주시는 게 옳다"고 한 바 있습니다.

반면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이날 MBN '아침엔매일경제'에 출연해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강성 이미지 중에는 다소 오해나 왜곡 속에 형성된 것도 있다"며 "서울시장 경선에서 누가 후보가 됐더라도 서울시장이 되실 수 있었던 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백길종 기자 / 100road@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