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북한이 현 정권 재집권 원하는 것"
"북한이 간적접으로 입김 넣을 수 있다는 표현"
북한 대외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가 오늘(17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꼬는 콩트 원고를 공개하며 그 배경이 주목됩니다.
북한 '통일의 메아리'는 '별의 집에서 일어난 별찌(별똥별) 소동' 이라는 제목의 콩트 원고를 공개했습니다.
윤 전 총장 부부가 대화하는 형식으로 짠 이 콩트에서 북한은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이 아니라 '별찌(별똥별)의 순간'을 잡은 것일 수 있다"며 "징조가 나쁘다"고 비난했습니다.
특히 윤 전 총장 부인의 입을 빌어 "한때 대선주자로 이름을 올렸다가 돌덩이 같이 추락해버린 반기문처럼 당신도 반짝했다가 종당에 사라져버릴지 어떻게 알겠느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지난 1월과 3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향해 "별의 순간이 보일 것"이라며 대권에 도전할 기회가 왔다고 한 발언을 비꼰 겁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가 윤 전 총장을 비판한 것은 종종 있는 일이었지만 이번에는 콩트 형식까지 동원했다는 점이 이례적입니다.
극 중에서는 윤 전 총장 집에 걸려오는 세 통의 전화와 보수·진보언론의 보도, 부부의 대화를 통해 '국민의힘'으로부터의 러브콜 속 윤 전 총장의 침묵과 부인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장모 요양병원 부정수급 의혹 등을 우스개로 삼아 두루 비난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화여대 북한학과 박원곤 교수는 "북한이 그만큼 현 정권의 재집권을 강하게 원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박 교수는 "북한이 남한에 대해 비협조적 자세로 비난을 일삼고 있긴하지만 북한 입장에선 현재 남한 정권만큼 쉬운 카드가 없다"며 "야권의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총장을 비난함으로써 윤 전 총장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부적합하다는 프레임을 씌우려는 것" 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북한이 콩트 형식까지 활용해 윤 전 총장 비난에 나선 건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그만큼 대선에서 보수정권이 탄생하는 걸 경계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또 "북한은 공식 입장 발표가 아닌 대외선전매체 콩트를 통해 우회적으로 남한 대선에 대한 강한 관심을 드러냈다"며 "북한이 간접적으로 입김을 넣을 수 있다는 걸 과시한 셈"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박 교수는 "윤 전 총장이 공식 입장 표명이나 입당 등을 통해 대선후보로 본격 등판하면 오히려 북한의 공격이 사그라들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아직은 윤 전 총장이 개인 신분이지만, 야권의 공식 대선 후보가 되고 난 후에도 지금처럼 조롱했다간 오히려 남한 국민들의 정서를 자극해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겁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오늘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인권 탄압과 최근 미얀마 사태를 거론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남북 관계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우리가 보편적 인권 정신에 입각해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에 이름을 빼서 안 된다"며 "미얀마 사태에 대해서도 더
그러면서 "5·18 정신을 선택적으로 써먹고 던지면 안 된다"고 일침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진영에 따라 편할 때 쓰고 불편하면 던지는 것이 5·18 정신이냐"며 "5·18을 과거로 가두지 말고 현재, 미래의 정신으로 격상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상은 기자 / leestellaaz@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