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총선 공천 탈락으로 탈당한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홍 의원의 복당 의사는 명확한 것 같은데, 당내 목소리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관련해서 윤지원 기자와 백브리핑에서 짚어보겠습니다.
【 질문1 】
윤 기자, 홍 의원, 당내 의원 복당 놓고 설전이 있었다면서요?
【 기자 】
네, 시작은 홍 의원이었습니다.
어제 의미심장한 SNS 글을 올린 것인데요,
글 내용을 보면 "일찍 핀 꽃은 일찍 시든다. 더구나 온실 속에서 때가 아닌데도 억지로 핀 꽃은 밖으로 나오면 바로 시든다"라고 밝혔습니다.
일찍 핀 꽃, 누굴 겨냥한 걸까요?
글 내용을 더 자세히 보면 답은 명확해 집니다.
홍 의원은 "막무가내로 나이만 앞세워 정계 1년밖에 안되는 분이 당대표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좀 무리가 아닌가"라면서 "출마 명분을 보니 어떤 초선의원은 정치 선배들을 험담이나 하고 외부 인사들에 기대어 한번 떠 볼려고 하고 있는 것을 과연 당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고 밝혔습니다.
이제 누군지 눈치채셨나요?
바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한 것입니다.
검사 출신인 김 의원, 지난해 총선에서 당선된 초선 의원으로 최근 당권 도전을 선언하며 '당권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중진들을 꺾고 2위를 차지하기도 했는데요,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총장과의 인연을 공개하기도 했었죠?
당시 발언 들어보시죠.
『SYNC: 김웅 / 국민의힘 의원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일단 빨리 실전을 뛰셔야 됩니다. 오셔서 의원들도 좀 만나보고 당원들도 직접 경험을 해보고…. 제 생각에는 사실 윤 전 총장님이 저희 전당대회 끝나고 저희 당에 뭔가 변화가 있으면 빨리 들어오시는 게 본인한테 유리하실 것 같아요."』
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조언을 듣기도 했는데, 홍 의원에게 눈엣가시 같은 두 사람과의 관계를 과시하는 김 의원이 아니꼬웠던 것 같습니다.
【 질문2 】
김 의원 가만히 있지 않았겠는데요?
【 기자 】
네 반나절도 안 지나 반격에 나섰습니다.
홍준표 의원님께라며 공개 저격을 한 건데요,
자신은 칼바람 속에서도 피는 매화처럼 살겠다면서 "시든 꽃잎에는 열매가 맺지만 시들지 않는 조화에는 오직 먼지만 쌓입니다. 의원님은 시들지 않는 조화로 사십시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추신도 적었습니다.
포지티브하게 정치하라는 충고가 감사하다면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그 말은 나이 어린 기자나 힘없는 노동자에게 "그걸 왜 물어. 그러다가 너 진짜 맞는 수가 있어" "넌 또 뭐야. 너희들 면상 보러 온 게 아니다. 네까짓 게"라고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뜻으로 알아듣겠습니다'
【 질문3 】
추신이라고 한 이 말들,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 같은데요?
【 기자 】
네, 홍 의원의 대표적인 막말들입니다.
"너 진짜 맞는 수가 있다. 버릇없게"는 지난 2011년 한나라당 당대표 시절 민감한 질문을 한 기자에게 한 막말이고요.
"너희들 면상 보러 온 거 아니다. 네까짓 게"는 방송국 경비원에게 한 막말이었습니다.
지난 2009년에는 추미애 당시 의원에게 "일하기 싫으면 집에 가서 애나 봐라"라고 하기도 했고요.
홍 의원의 막말은 최근까지도 계속해서 구설에 오르고 있는데요,
구설에 오른 발언들 들어보시죠.
『SYNC: 홍준표 무소속 의원 발언 영상』
홍 의원의 이런 막말들은 '보수의 품격'을 떨어뜨렸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김웅 의원의 홍 의원 저격 글에는 전주혜, 허은아, 김예지, 윤주경 등 다수 초선 의원들이 공감을 표시했는데요,
당내 초선들을 중심으로 홍 의원 복당 반대 기류가 얼마나 강한지 읽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 질문4 】
홍 의원은 김웅 의원 글에 대한 반응 없었나요?
【 기자 】
홍 의원, 막말 대신 고사성어로 답했습니다.
"철부지가 세상 모르고 날뛰면 설득해 보고 안되면 꾸짖는 것이 어른의 도리다"라면서 "'신구미월령'이라는 고사성어도 있다. 부디 자중하라"라고 밝혔습니다.
신구미월령은 어린 비둘기는 고개를 넘지 못한다는 말로, 경험이 부족한 젊은 사람은 나이 든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는 뜻인데요,
홍 의원은 김 의원과 연륜과 경력 면에서 큰 차이가 나긴 합니다.
두 사람 다 검사 출신으로 홍 의원은 14기, 김 의원은 29기로 15기수 차이고요,
정치 경력으로 본다면 홍 의원은 5선 국회의원에 경남도지사 재선 이력도 있고, 김 의원은 초선 2년차거든요,
결국 '넌 나 못 이겨'라는 이야기를 고상하게 표현한 거죠.
【 질문5 】
하지만, 국민의힘 내에 홍 의원 복당 찬성 기류도 있잖아요?
【 기자 】
네, 맞습니다.
동전의 양면인 걸까요?
거친 발언들은 홍 의원에게 '홍카콜라', '앵그리홍'이라는 별명을 안겨 주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보수진영에서 영향력 있는 스피커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홍 의원의 복당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국민의힘 중진들을 중심으로 복당 찬성 발언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야기 들어보시죠.
『SYNC: 권성동 / 국민의힘 의원 (지난 5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우리 당의 당대표를 지냈고 대권 후보까지 나오신 분이니까 야권 통합 차원에서 들어와야 한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지금 당대표 권한대행이 들어섰으니까 그런 과정을 거쳐서 빨리 결정을 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SYNC: 조해진 / 국민의힘 의원 (지난 6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홍준표 의원 복당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빨리 들어오셔야죠."』
『SYNC: 조해진 / 국민의힘 의원 (지난 6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빨리 들어오셔야 한다. 당내에 반발이 있습니까?"
"있죠."
『SYNC: 조해진 / 국민의힘 의원 (지난 6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빨리 들어오셔야 한다."
"네."
【 앵커 】
홍 의원 복당 문제, 차후 국민의힘 당 대표에 누가 되느냐에 달려있지 않나 싶네요.
윤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