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렇게 반발하는 이유가 뭔지 외교안보팀 배준우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배 기자,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이 어떻기에 북한이 이렇게 반발하는 건가요?
【 기자 】
네, 아직 바이든 표 대북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는데요.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비핵화 담판을 지으려던 트럼프 식 일괄 타결도 아니고,
대북제재 압박을 통해 북한이 못 참고 협상하러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오바마식 전략적 인내도 아닌 실용주의를 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바이든식 실용주의는) 사실상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 접근에 가깝다고 판단이 되고 싱가포르 합의를 준수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 걸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나온 내용을 종합해보면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한 싱가포르 합의에 기초해 단계적인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2 】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를 또 경고하고 나섰죠?
【 기자 】
네,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지난달 25일에서 29일 사이에 두 차례에 걸쳐 대북전단 50만 장 등을 날렸다고 밝혔는데요.
대북전단금지법이 시행된 후 대북전단 살포가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또다시 탈북민들을 쓰레기라고 부르고 자신들에 대한 심각한 도발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자신들이 어떤 결심과 행동을 하든 그 책임은 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은 남한 정부가 지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접경 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남북한 합의 이행과 한반도 평화 진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며, 북한을 포함한 어떤 누구도 한반도에서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 질문 3 】
지난해 대북전단을 문제로 삼으며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시켰잖아요? 이번에도 도발로 이어질까요?
【 기자 】
지난해 6월 4일 김여정이 대북전단을 경고하고 나선 이후 통전부 대변인과 리선권 담화 등이 나오다 2주 만에 남북연락소를 폭파해버렸습니다.
올해엔 김여정이 지난 3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문제로 삼으며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금강산국제관광국,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언급했는데요.
대남 대화와 선전선동을 담당하는 조평통과 금강산 관광 사업을 맡는 기관을 없애 상징적 타격을 가하겠다는 거죠.
여기에 접경지역에서 상호 적대행위 중지를 명시한 9·19 군사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고까지 말하기도 했습니다.
상징적인 도발을 넘어서서 금강산지구 내 시설을 폭파하거나 군사합의를 파기하고해안포 사격 등 물리적인 도발에 나설 우려도 나옵니다.
【 질문 4 】
북한이 이렇게 미국과 남한에 경고하며 원하는 노림수는 뭔가요?
【 기자 】
결국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압박용 카드로 보입니다.
북한은 단계적인 협상을 통한 대북제재 해제를 원하고 있고,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최종 로드맵이 있어야 한다며 대립해왔는데요.
북한은 대화 재개를 위해선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고, 미국이 북한 인권을 지적하는 것에도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부터 이어진 담화 공세와 미사일 도발의 연장선상에서 미국을 압박하고 한반도 긴장을 높여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는 북한의 전형적 행태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 앵커멘트 】
북한이 또다시 도발에 나서 벼랑 끝 전술에 나서는 게 아닌지 걱정이네요. 한반도 평화를 볼모로 한 벼랑 끝 외교에 국민들이 불안한 상황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 배준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