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오늘(29일) 경선을 통해 새 원내대표를 선출합니다.
권성동·김기현·김태흠·유의동 의원의 4파전으로 진행된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4·7 재보선 압승의 기세를 이어가며 정권 교체의 동력을 키울 수 있는 적임자가 누구인지를 가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 '초선 표' 잡기에 공들이는 후보들
이번 경선은 '초선 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민의힘 의원 101명 중 56명으로 과반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은 재보선 압승 후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존재감이 부각됐습니다.
일부 초선들은 일찌감치 전당대회 출마를 공언하기도 했습니다. 중진들과 대립했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장외에서 '초선 대표론'을 띄우면서 이들의 행보가 더 탄력을 받은 모양새가 됐습니다.
원내대표 후보들을 상대로 한 첫 공개 검증 자리를 기획한 것도 초선들이었습니다. '초선들과의 대화'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열고 송곳 질문으로 후보들의 진땀을 뺐습니다.
후보들도 초선 표심 잡기에 공을 들였습니다.
권성동 의원은 초선 중심의 혁신위, 김기현 의원은 초선이 위원장을 맡는 혁신검증단, 김태흠 의원은 초선 지명직 최고위원, 유의동은 초선이 참여하는 현안별 공약준비단을 각각 공약했습니다.
경선 당일에도 초선들이 표 쏠림에 따라 당락이 좌우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초선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후보는 당선과 함께 '쇄신'의 이미지도 함께 얻을 전망입니다.
◇ 경선 결과 따라 당권 구도 요동…당대표 얼굴 누가 될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번 경선 결과에 따라 차기 당권 구도가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누가 새 원내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당대표 얼굴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는 '영남당' 논란을 근거로 한다.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대구·경북(TK) 또는 부산·경남(PK) 출신이 '투톱'인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독식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저변에 깔렸습니다.
이에 따라 강릉 출신의 권성동 의원이 당선되면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대구 출신의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부담 없이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반대로 울산 출신의 김기현 의원이 당선될 경우 당권 도전을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 명분을 얻으면서 주 대표 대행과 정면 대결을 벌일 수 있습니다.
충청 출신의 김태흠 의원, 수도권 출신의 유의동 의원 역시 영남당 문제를 띄우며 지역 확장성을 강점으로 내세웠습니다.
새 원내대표는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전당대회 준비를 이끌게 됩니다. 4명의 후보 모두 가급적 신속한 전대 개최를 공약했습니다. 전대는 이르면 6월 초 치러질 전망입니다.
◇ '통합' vs '자강'…후보마다 갈리는 의견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는 야권 통합의 키도 쥐게 됩니다.
주 대표 대행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구체적인 합당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하고 물러남에 따라 후임 원내대표가 대표 대행으로서 안 대표의 카운터파트 역할을 맡게 된 것입니다.
차기 당대표 선출 이후로 실무 협상을 넘길 가능성도 있지만, 대표 대행이 통합론과 자강론 사이에서 한쪽에 무게를 싣는 메시지를 발신하기만 해도 전대 후 논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원내대표 후보들은 이미 야권 통합에 대해 비교적 뚜렷한 입장차를 드러낸 상태입니다.
권성동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야권 통합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했지만, 김기현 의원은 "야권 통합보다 자강이 우선"이라고 이견을 피력했습니다.
김태흠 의원은 "모든 세력의 연대와 통합을 이뤄야 한다", "유의동 의원은 "당 자체의 매력이 중요하다"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놨습니다.
야권 통합에 대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생각도 제각각이어서 후보별 의견이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