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 인선 기준으로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상관성'을 언급해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박 장관은 어제(23일) 법무부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검찰총장 후보 추천 요건에 대해 “검찰총장은 대통령이 검찰 기관을 이끌 수장을 임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상관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물이 추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 나오자 여야가 모두 술렁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어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차기 검찰총장 인선 기준과 관련해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상관성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며 "법무부 장관의 인식에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친 정권 방패막이 검사 이성윤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임명하겠다는 속내를 보인 것입니까"라며 "도대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 무엇입니까. 親정권 부정부패 인사 비호가 국정 철학입니까. 문재인 정권이 검찰총장마저 코드 인사를 하겠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차기 검찰총장에게 필요한 덕목은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상관성이 아니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는 것입니다"라고 일침했습니다.
박 장관의 검찰총장 인선 기준에 대한 우려는 여당에서도 나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오늘 오전 페이스북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 후보 추천 요건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검찰총장은 대통령이 검찰 기관을 이끌 수장을 임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상관성이 크다'고 답했다고 한다"며 "제 귀를 의심했다"고 했습니다.
조 의원은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 독립성을 명문으로 강조했다. 검찰개혁이 그 명분이었다"며 "그런데 공수처보다 훨씬 규모도 크고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검찰의 수장인 총장의 첫 번째 덕목은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상관성이라니요. 말 잘 듣는 검찰을 원한다는 걸 장관이 너무 쿨하게 인정해버린 것 같아 당황스럽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런 식이라면 장관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이 무엇인지 정말 우려스럽다"고 걱정했습니다.
조 의원은 "검찰총장의 덕목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하여 공정한 결정을 하려는 결연한 의지와 용기"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장관은 제대로 된 검찰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총장의 자격요건부터 새로 세우시기 바란다"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향해 일침했습니다.
언론보도를 통해 박 장관의 발언을 접한 국민들 역시 "검찰총장은 독립적이어야 하는 것 아닌가?"하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편, 차기 검찰총장 후보를 압축할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오는 29일 열리는 가운데 김오수 전 법무부차관,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이 유력 후보로 떠오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등 각종 논란이 쏟아져 부담스럽다는 기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오수 전 차관은 전남 영광 출신으로 광주대동고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제30회 사법시
양부남 전 고검장은 전남 담양 출신으로 담양공고, 전남대 법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이후 1989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1993년 사법연수원을 수료,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했습니다.
[ 이상은 디지털뉴스부 기자 / leestellaaz@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