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과 관련한 국회 긴급현안보고에 출석해 자료를 꺼내고 있다. 2021.4.20. 이승환기자 |
이렇듯 미국과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되지도 않았는데도 정부가 백신 스와프를 언급한 것은 그만큼 백신 부족 사태가 심각하다는 뜻한다. 다음달 하순에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이 문제를 해결한 기회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발표하려면 지금부터 긴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문제는 미국은 한국에 줄 '백신'이라는 무기가 있지만 우리는 당장 미국에 제시할 선물이 없다는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에 대항하는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에 참여하는 카드를 제안하고 있으나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정부도 백신과 안보를 연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백신을 받는 대신 반도체와 배터리 등 미국이 원하는 전략 산업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금은 아이디어 차원이지만 현실성이 없지는 않다. 다만 삼성과 LG, SK 등 우리 기업들이 협조해야 하는데 경영 전략과 맞아 떨어져야 가능한 일이다. 선언적인 수준에서 미국 내 반도체와 배터리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할 수는 있지만 실제 성과는 기업의 결정에 달렸다. 한마디로 우리가 당장 미국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립서비스' 차원에 그칠 수 있다.
유일한 방법은 한미동맹을 명분으로 미국에 백신 지원을 요구하는 것이다. 한국에 당장 얻을 게 없는데도 미국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면 한미동맹이 굳건하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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