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7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발표되며 가장 주목받은 유권자 층은 '20대 남성'입니다.
어제(7일) KBS 출구조사 결과 20대 남성의 72.5%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20대 남성은 22.2%에 불과했습니다.
무려 50%포인트 넘게 차이나는 수치입니다.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을 보이는 20대에서 이러한 압도적 격차를 보이면서 오 후보가 박 후보를 크게 따돌릴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0대 여성의 경우 박 후보 지지 44%, 오 후보 지지 40.9%를 보이며 같은 20대 임에도 전혀 다른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20대 남성이 현 정권에 분노하는 이유에 관심이 쏠립니다.
문재인 정부는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외치며 탄생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다르게 공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원래 20대는 문재인 정부 탄생의 주역 중 하나였습니다.
2017년 대선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문 후보를 뽑았다는 20대 응답은 47.6%로 안철수(17.9%), 유승민(13.2%) 후보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하지만 정부·여당을 향한 20대 지지율은 조금씩 금이 갔습니다.
시작은 20대 남성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입시 부정 의혹과 함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 병역 특혜 의혹,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 등 20·30세대들이 민감한 병역, 입시, 취업 관련 문제가 대거 일어나며 큰 실망을 줬다는 분석입니다.
사회적 계층 상승을 기대하기 힘든 20·30세대는 과거 독재정권에 대항했던 586세대가 기성세대가 된 후 계층 상승을 할 수 있는 사다리를 걷어찼다며 분노를 키웠습니다.
이중에서도 20대 남성에겐 군 복무 시절 휴가 관련 특혜 의혹 등에 휩싸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을 둘러싼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대와 남성, 학생들의 지지율이 큰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9월 리얼미터가 전국 유권자 1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는 전주보다 2.4%p 내린 45.7%로 집계됐습니다.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는 49.5%로 1.4%p 올라 50%에 육박했습니다.
리얼미터는 조사 기간 △추 장관 아들 논란 △민주당 윤영찬 의원의 ‘카카오 메시지’ 논란 △통신비 지원 논란 등이 확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연령대별로 20대(5.7%p↓, 33.3%), 50대(4.1%p↓, 44.7%)에서 하락했습니다.
성별로는 남성(9.0%p↓, 39.8%)에서 떨어지며 40%대가 붕괴했습니다.
직업별로는 학생(10.6%p↓, 29.1%)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사무직(5.6%p↓, 51.4%)과 가정주부(4.7%p↓, 44.6%) 등에서도 떨어졌습니다.
특히 병역 이슈에 민감한 20대·남성·학생들에게 추 장관 아들 의혹이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20대 남성들이 주로 찾는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조국사태와 추미애사태에 이어 LH사태까지 '공정성 문제'가 화두가 됐습니다.
여기에 박 후보는 선거기간 여론조사에서 20대 지지율이
"말로는 '공정'을 외치며 뒤로는 특혜를 챙기는 특권층에 실망했다"는 20대 남성의 분노가 결국 이번 선거에 주요 변수로 작용했습니다.
[ 이상은 디지털뉴스부 기자 / chile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