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양승태 전 대법원장, 공모 혐의 부인하며 무죄 주장

'사법농단' 혐의를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최근 다른 재판에서 공모가 인정된 혐의들을 부인하며 거듭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1부(이종민 임정택 민소영 부장판사)는 오늘(7일)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의 공판을 열었습니다.

이날 재판은 2월 5일 이후 2개월 만에 열린 것으로, 그 사이 법원 정기 인사로 재판부 소속 판사 3명이 모두 변경됐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 설명을 듣고 피고인들의 입장을 확인하는 등 공판 갱신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약 1시간에 걸쳐 발표 형식으로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히며 최근 다른 재판에서 양 전 대법원장의 공모가 인정된 부분과 관련해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이는 종전의 무죄 주장을 그대로 유지한 것입니다.

앞서 같은 법원 형사합의32부(윤종섭 부장판사)는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일부 혐의에 양 전 대법원장이 공모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양 전 대법원장의 공모가 인정된 혐의는 헌법재판소 파견 법관들에게 헌재 내부 정보를 파악하도록 한 혐의, 서울남부지법 재판부가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취소하도록 한 혐의, 국제인권법연구회 등을 와해시키려 한 혐의 등 3개입니다.

변호인은 이 중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를 파악한 혐의에 대해 "(파견 법관들에게) 지시한 것은 이규진 전 상임위원"이라고 주장하며 "(법관들에게) 파악하도록 했다는 정보들이 과연 전달 자체가 위법한 것인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부연했습니다.

서울남부지법의 위헌제청을 취소하도록 한 것도 "남부지법의 결정을 보고받았을 뿐"이라며 "나중에 법원행정처가 그 일을 어떻게 할지 난감해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 것"이라며 무죄를 호소했습니다.

변호인은 또 국제인권법연구회를 와해시키려 한 혐의와 관련해 "피고인은 그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며 "이 때문에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인 이규진 판사를 양형위 상임위원으로 임명했던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