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선거 투표일인 7일 서울 지역 투표소에는 쌀쌀한 이른 아침부터 한 표를 행사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오전 6시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주민센터에는 투표소 문이 열리는 시각에 맞춰 주민 16명이 1m씩 간격을 두고 긴 줄을 지어 서 있었습니다. 아침 날씨가 쌀쌀해 가벼운 패딩 차림을 한 유권자들이 많았고, 양복을 입고 출근하기 전 1표를 행사하러 들른 직장인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강남으로 출근하기 전에 투표하러 왔다는 32살 구모 씨는 "아침 8시까지 출근이라 일찍 나왔다"며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야 해서 피곤하긴 하지만 서울시장 투표의 중요성에 비하면 별것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직장인 45살 김모 씨는 "사전투표 기간에 짬이 나지 않아 오늘 출근 전에 부랴부랴 왔다"며 "직장인들을 위해 투표일이 휴일이었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저마다 다른 이유로 이른 오전에 투표장을 찾은 시민들은 유권자로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는 데에 뿌듯함을 드러냈습니다.
동대문구 전농1동 주민센터에서 가장 먼저 투표한 58살 김모 씨는 "평소라면 지금쯤 가게를 열어야 하는데 오늘은 투표하러 왔다"며 "서울을 이끌 사람을 뽑는 투표이니 평소보다 한 시간 정도 늦게 여는 것 정도는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투표소를 찾은 78살 이산옥 씨는 "남편이 무릎이 안 좋아 누워있어 투표하지 못한다"며 "남편 몫까지 챙기려는 마음으로 투표하러 왔다"고 했습니다.
전국 사전투표소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었던 사전투표일(2∼3일)과 혼동해 거주지에 맞지 않는 투표소를 찾아온 경우도 있었습니다. 청파동 주민센터에서는 "아무 데서나 투표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의아해하는 시민에게 선거안내원이 다른 투표소를 안내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진행된 이번 투표에서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거리두기를 하고 손소독제를 사용하
전농동 주민센터를 찾은 한 여성은 남편이 앞에 서 있는 사람과 가까이 붙자 "바닥에 붙은 안내선에 맞춰서 서라"며 남편의 위치를 바로잡아주기도 했습니다. 선거사무원들도 다들 비닐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