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영선·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어제(30일) 밤 두 번째 TV 토론에서 오 후보의 '내곡동 처가 땅 의혹'을 두고 재충돌했습니다.
박 후보는 기조연설에서부터 "내곡동 땅 문제, 이것은 오 후보의 공직자로서의 부적절한 태도가 문제"라며 "자고 나면 거짓말"이라고 포문을 열었습니다.
쟁점은 오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처가 땅이 속한 서초구 내곡동 일대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서 해제하고 보금자리주택 지구로 지정하는 과정에 직접 개입했느냐였습니다.
박 후보는 "오 후보가 현직 시장으로서 그린벨트 풀리는 것을 몰랐다는 건 거짓말"이라며 "그린벨트를 풀 때 시장으로서 내 땅이 거기 있다 밝혔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보금자리주택 지구 지정제안서를 보면 오세훈 서울시장의 직인이 찍혀 있다"며 "그린벨트를 푸는 문제는 청와대까지 보고되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것은 공직자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라며 "거짓말하는 후보를 시장으로 뽑았을 때 우리는 미래 세대에 무엇을 가르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습니다.
박 후보는 문제의 내곡동 땅 사진을 들이대면서 "오 후보 처가 땅, 이상득 전 의원 사유지, 이명박 전 대통령(MB) 사저 땅이 붙어있다"며 "결국 MB 패밀리와 MB 황태자의 땅들이 붙어있는 곳이 그린벨트가 해제됐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토론에 참여한 민생당 이수봉 후보도 "오 후보 얘기를 들어보니 설득력이 없다"며 "국민을 우습게 아시는 것 같다"고 가세했습니다.
그러나 오 후보는 당시 그린벨트 해제가 서울시 국장 전결로 결정됐다는 기존 해명을 내놓으면서 "거짓말 프레임을 씌우려고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오 후보는 "그린벨트 해제는 제가 시장이 되기 전 노무현 정부 때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국토부에 제안해서 시작된 것"이라며 "국토부와 SH가 계속 논의했기 때문에 서울시 주택국장이 제게 보고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 후보는 "이 땅은 처가가 상속받은 땅을 갖고 있다가 정부 방침에 의해 강제 수용을 당한 것"이라며 "돈을 벌려고 특혜받은 것처럼 하는 것은 모함도 지독한 모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 후보가 "문제 제기한 분들이 수사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하자 박 후보가 "이것은 협박하는 것"이라고 맞서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박 후보는 "흥분한 것 같은데 거짓말 콤플렉스 같다"고 했고, 오 후보는 다시 "거짓말 프레임의 도사라는 생각"이라고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두 후보는 토론 도중 소모적인 네거티브 공방의 책임을 상대편으로 돌리기도 했습니다.
오 후보는 "입만 열만 내곡동으로 가는데, 제가 박 후보에 대해서 단 한마디라도 부정적이거나 흑색선전에 가까운 얘길 한
이에 박 후보는 오 후보 캠프가 자신이 일본 도쿄에 보유했던 아파트를 부각해온 데 대해 "이명박 정권 시절 저희 가족이 고통받고 사찰받은 증거물"이라며 "오 후보 측이 내곡동 땅 사건을 덮기 위해 끄집어낸 것"이라고 맞받았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