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1일 오전 평안남도 온천 일대에서 단거리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만이자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 미사일 시험을 감행한 셈이다.
한국은 물론 미국 정부도 관련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2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가 당국자를 인용해 "북한이 지난주말 단거리 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보도하자 양국 정부는 나란히 사후 확인에 응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24일 백그라운드 브리핑에서 한미 군사당국이 당일 발사 사실을 파악했으나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단거리 미사일의 경우 발표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미 고위 당국자도 이날 백악관 기자들을 대상으로 긴급 전화 브리핑을 갖고 "우리는 지난 주말 북한의 군사행동을 인지하고 있으나 이는 탄도미사일을 제한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이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모든 군사행동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긴 하지만 이번 행동은 통상적인 군사행동의 범주 안에 있다"며 "북한이 미국 행정부에 메시지를 보내기 원할 때 사용하는 '도발 메뉴'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의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통상적(normal)'이라는 단어를 서너번 반복했다.
또다른 미 당국자도 같은 브리핑에서 "두 정권에 걸쳐 미국이 수차례 시도했지만 북한과 실질적 대화는 없었다"며 "그러나 주말의 (북한)행동으로 문이 닫혔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발언에서 한미 양국이 지난 21일 단거리 미사일 발사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던 배경이 드러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이날 오하이오주 방문에서 돌아오는 길에 기자들이 북한 도발에 관해 질문을 던지자 "별로 달라진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국방부 보고에 따르면 일상적인 일"이라며 "그들의 행동으로 새롭게 주름이 잡힌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고위 당국자는 이날 "북한 정책에 대한 검토는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며 "다음주 한일 국가안보보좌관들과 회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 당국자에 따르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이 내주 워싱턴
미측은 이 자리에서 바이든 정부가 지난 두달 간 진행한 대북정책 검토의 결과를 설명하고 향후 북한 비핵화를 위한 전략, 한일관계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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