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더불어민주당과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피해자 기자회견 이후에 발표한 입장문에 대해 여전히 본질을 짚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교수는 오늘(18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피해자가 호소한 건 일단 본인이 피해를 당했단 사실을 명확히 인정해달라, 시인을 먼저 해달라는 것"이라며 "(민주당과 박영선 후보의) 사과문 그 어디에 성범죄나 성희롱이나 성추행이란 용어를 썼나"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성범죄 피해자들이 인정받고 싶어하는 건 본인이 '그 행위'로 인해서 정말 고통스러웠다는 건데, 성범죄 피해자라는 걸 인정 안 해주고 '유감이다'라는 사과가, 그게 사과로 느껴지겠나"라고 반문했습니다.
이 교수는 "용서를 하고 싶은데 뭘 잘못했는지 명확하게 인정을 해줘야 용서를 할 것 아닌가. 그런데 용서조차 할 기회가 사라졌다는 게 피해자가 제일 첫 번째로 발언한 내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궐선거를 20여일 앞둔 상황에서 피해자가 직접 나서게 된 배경에 대해선 "선거를 앞두고 점점 불안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 교수는 "이분이 (박 전 시장 지지자 측으로부터) 살인죄로 고발까지 당한 사람"이라며 "(서울시로) 복직은 해야 되는데, 복직했을 때 그런 시선이 있는 조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그런 공포심부터 시작해 다양한 불안감을 느끼는 거야 짐작할 수 있지 않나"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이 교수가 최근 야당 인사의 자문을 맡은 만큼 이번 기자회견에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는 시선과 관련해선 "저는 애당초 어디서든 정책자문은 할 거라고 얘기했고, 17대 국회부터 민주당 정책자문을 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자문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교수는 어제 피해자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했는데, 본인 역시 이틀 전에 연락을 받고 피해자와 연대하는 입장에서 함께 섰을 뿐 준비하는 과정부
한편, 박영선 후보는 어제 오후 늦게 SNS를 통해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며 "부족함이 많지만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용서를 구한다"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 박유영 디지털뉴스부 기자 / shine@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