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유치원과 영어 과외, 토익 학원까지. 우리 국민 대부분은 평생 영어 공부에 아주 많은 공을 들이고 있죠.
그럼, 미국과 교류할 일이 거의 없는 북한에선 어떨까요?
오늘(17일) 세상 돋보기에선 북한의 영어 공부에 대해 이수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 질문1 】
사실 북한은 반미 감정이 가장 심한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래도 영어를 강조하는 교육은 비슷한가요?
【 답변1 】
오히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 때문일까요?
북한에서도 최근 영어 교육은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북한 학교의 영어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직접 보시죠.
[현장음]
Do you speak English?
Yes, I do. A little.
English is very interesting.
Yes, I think so.
네, 보시다시피 기초 회화 위주의 반복 수업인데요.
중학교 기준으로, 일주일 평균 3시간 정도의 영어 교육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통일연구원 자료를 보면, 북한은 영어 교육에 국어나 수학 다음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북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국·영·수' 위주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질문2 】
그럼 우리나라에는 학교나 학원 같은 외국어 전문 교육 기관들이 꽤 많잖아요. 북한에도 그런 곳이 있나요?
【 답변2 】
네, 북한에는 일명 '외국어학원'이라고 불리는 교육 기관이 있는데, 북한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실제 우리나라의 외국어고등학교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이곳 학생들은 기초 회화 이상의 영어 신문을 술술 읽을 정도의 영어 수준을 보유했다고 하는데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준비 기관이기도 합니다.
북한 공식 매체에서는 관련 자료 영상을 찾기 어려웠지만, 외국인들이 올리는 SNS 영상을 통해 청진에 있는 외국어학원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청진외국어학원 교사
- "여긴 저의 모교고, 저는 2010년에 여기서 졸업했습니다. 이곳의 아이들과 섞여서 자유로운 영어 회화가 가능하고요."
실제, 외국인들과 영어로 자유롭게 대화하는 북한 아이들의 모습도 영상을 통해 볼 수 있었는데요.
최근 탈북한 류현우 전 주쿠웨이트 북한 대사대리도 평양외국어학원 출신이라고 하네요.
【 질문3 】
북한에도 외고가 있다…. 혹시 우리와 비교할 만한 토익이라든지 영어 공인 점수가 있을까요?
【 답변3 】
토익 말고 토플(TOEFL) 시험 점수는 우리나라와 비교할 만한 통계가 나와있는데요.
토플은 영어권 나라의 대학이나 대학원을 입학할 때 영어로 수업을 들을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공인 시험입니다.
지난 2019년 기준 북한 학생들의 토플 시험 평균 성적은 83점으로, 우리나라 학생들과 똑같았습니다.
물론 이 시험을 보는 북한 학생들은 소수이기 때문에, 북한 학생 전체의 평균 영어 수준이라고 보긴 어렵겠지만, 우리나라만큼 영어 교육열이 높다는 뜻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 질문4 】
우리나라 학생들과 공인 영어 점수가 똑같다는 건 정말 놀랍네요. 이렇게 영어 교육에 힘을 쏟는 건 아무래도 '유학파 출신'인 김정은 위원장 영향일까요?
【 답변4 】
네, 김정은 위원장은 '교육 혁명을 통한 인재 강국 건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ICT, 그러니까 정보통신기술 쪽 인재를 키워내려고 노력 중이라고 하는데요.
수많은 기술 문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해독하려면 아무래도 영어 능력을 기르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영어 전문가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국가적 목표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영어를 잘해야 출세 기회를 더 쉽게 얻을 수 있는 만큼 우리나라 못지 않게 영어 공부에 열심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앵커멘트 】
미국은 철천지 원수라는 북한에서도 영어는 출세 지름길이라니, 좀 아이러니한 일이기도 하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 : 이유진
영상출처 : Youtube (Young Pioneer To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