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박원순 계승' 언급으로 정치권 안팎에서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시민단체인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오늘(15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마음 추스를 겨를도 없이 끝없는 피해 사실 부정과 가해자 옹호를 맞닥뜨리는 피해자의 심정을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봤으면 그렇게 발언할 수는 없다"며 우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이 단체는 "당신은 그저 옛 동료 정치인을 기억하고 그 정책을 이어받겠다는 의도였는지 몰라도, 시민들이 받아들이는 것은 박 전 시장과 그 동료 정치인들의 정치적 건재함 과시와 성범죄에 대한 비호"라고 꼬집었습니다.
유가족에 대한 위로였다는 우 후보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파장은 일파만파 커지는 모습입니다.
보수단체로 알려진 신(新)전대협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우 후보가 1989년 학생운동 당시를 회고하며 펴낸 '학생회 운영의 원칙과 방도'에 왜곡된 성인식이 포함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단체 측은 해당 저서에 '짧은 치마에 하이힐, 좀 야하다 싶은 여학생들이 투쟁의 현장에서 떠나지 않고 구호를 외치며 돌을 캐는 모습에 기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라고 적힌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야당도 연일 후보직 사퇴를 꺼내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홍종기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아무리 당내 극성 지지층에게 어필하고 싶어도 정상인이라면 넘을 수 없는 금단의 선을 넘었다"며 "집권여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자신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자를 계승하겠다고 공언하는 모습을 보며 서울시 공무원인 피해자와 그 가족이 느꼈을 두려움과 아픔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홍 부대변인은 "민주당이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즉시 우 후보의 발언을 사과하고 그를 후보에서 사퇴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당 최고위에서 "범죄 피의자 시장이 롤모델이라는 정신 나간 후보를 즉각 사퇴시켜야 한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한편, 우 후보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가족은 또 무슨 죄가 있나"라며 "유가족을 위로한 것 그 자체를 가지고 (피해자가) 너무 상처받지 않으시기 바란다"고
우 후보는 지난 10일 "박원순 시장은 혁신의 롤모델",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글을 올려 '2차 가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피해자 측은 "참 잔인한 것 같다"며 "누군가에 대한 공감이 누군가에게는 폭력이 되기도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 박유영 디지털뉴스부 기자 / shine@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