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금태섭 제안한 '제3지대 단일화' 수락 [레이더P]

4.7 재보궐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3지대 단일화에 합의했다.
금 전 의원이 먼저 제안했고, 안 대표가 이에 동의하면서 국민의힘과는 별도로 당 밖 세력간의 단일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민의힘 후보를 먼저 선출한 뒤 단일화 논의를 해야 한다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생각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라 야권 단일화가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일 안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금 후보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금 후보 뿐 아니라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에 동의하는 모든 범야권의 후보들이 함게 모여 1차 단일화를 이룰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의 제안을 수락함과 동시에, 제3지대 영역을 넓혀 자칫 국민의힘 경선 흥행에 밀릴 가능성도 차단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저희가 범야권 후보 단일화 예비경선 A조라면, 국민의힘은 예비경선 B조가 될 것"이라고 말해 '투트랙 단일화'를 추진한 후 최종 단일화를 이뤄낼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안 대표는 "범야권의 저변을 넓히고 서로의 합이 더 커지는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5가지 원칙과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안 대표가 말한 5가지 원칙과 기준은 ▲문재인 정권 심판,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놓겠다는 단일화 취지에 동의할 것 ▲헌법정신과 법치, 국민상식 존중, 무너져가는 정의와 공정을 바로잡을 것 ▲경선 과정에서 일체의 네거티브나 인신 비방성 발언없이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할 것 약속 ▲단일화 참여 예비후보들은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고 단일화된 후보 지지를 공개선언 ▲1차 단일화 경선에서 후보가 된 사람은 국민의힘 후보와 2차 단일화 경선을 통해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룰것 등이다. 안 대표는 "저부터 이 다섯가지를 먼저 약속드린다"면서 "저의 제안을 금 후보가 수용해주시고, 범야권 다른 후보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네번째와 다섯번째 제안은 이미 단일화를 해본 안 대표의 나름의 '노하우'가 담긴 것이다. 단일화를 이뤄내고도 상대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등 사건사고도 있었던 전례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또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역시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금 전 의원도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저의 '제3지대 단일화 제안'을 수용한 안철수 후보의 결단을 환영한다"면서 "말씀하신 조건들은 흔쾌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단일화 경선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본선 승리를 위해 야권에 대한 신뢰를 쌓도 지지층을 확장하는, 이기는 단일화가 되어야 한다"면서 "본선이 날카로운 검증에 대비해 그 이상의 자체 검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의가 된 이상 하루라도 빨리 만나고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적어도 설 전에 만나 서울시민 앞에 치열하게 토론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날 국민의힘 중진들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중진연석회의를 가질 예정인데, 단일화가 필수라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도 안 대표의 입당이나 선(先) 단일화에는 반대했지만, 국민의힘 최종 후보 선정 후 하는 단일화에 대해선 찬성 입장이라 이번 제3지대 단일화 성사가 야권 전체 단일화 협상을 앞당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박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