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사시 준비생 임시 구제조치 검토하겠다"

↑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박범계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5일 사법고시 존치를 원하는 이들을 위한 임시 구제 방편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고시생 폭언·폭행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강조하며 "제가 법무 장관이 된다면 사법시험 존치를 바라는 분들에 대해 임시적으로라도 구제조치가 가능한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날 청문회 초반엔 박 후보자가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이들에 폭언·폭행을 했다는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인사청문회에 앞서 박 후보자가 2016년 11월 민주당 법사위 간사를 지낼 당시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사법고시생들을 향해 폭언·폭행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박 후보자는 해당 의혹과 관련해 자신이 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사법수험생들이 당시 남긴 문자만 봐도 겁박한 게 아니란 걸 알 수 있다"며 "(수험생들은) 박 후보자 의원실 보좌진에게 이름을 밝히고, 후보자를 만나고 싶어한다고 예의바르게 얘기도 하는 등 만나기 위해 간절하게 문자·전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박 후보자는 (사시존치를 주장하는 고시생들의) 답답하고 절박한 읍소에 개인정보법을 운운하고, '맞을 뻔했다'고 얘기하는 냉혈함을 보였다"며 "과연 박 후보자가 약자 편인 정치인이냐"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사실 관계가 다르다"며 "예의란 게 상대방이 예의있다고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저는 보시다시피 덩치가 크지 않은데 제 당시당산동 오피스텔에 저보다 훨씬 덩치가 큰 청년들 5~6명이 밤 10시에 찾아왔다"며 "또 제가 없는 대전집 아파트에 아내가 혼자 있는데 대여섯명의 사시존치 주장하는 분들이 찾아와 초인종을 눌러, 아내가 매우 놀랐다"고 답했다. 이어 "제 둘째의 아침 등굣길에 나타나서 피켓팅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후보자는 "저 또한 사법시험이 있어 이 자리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사법시험의 가치 의미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안다"며 "사법시험 존치를 바라는 많은 분의 애타는 목소리를 알고 있다"고 임시 구제 방편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편 사시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은 박 후보자를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1derland@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