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명백한 성추행 가해…신뢰를 배신으로 갚았다"

↑ 김종철 정의당 대표 / 사진 = MBN 뉴스 캡쳐

성추행 사건으로 당 대표직에서 직위해제된 김종철 정의당 전 대표가 가해 사실을 인정하며 공개 사과했습니다.

김 전 대표는 오늘(25일) 정의당의 기자회견 직후 별도 입장문을 통해 "머리 숙여 피해자께 사과드린다.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도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자신의 행위를 '명백한 성추행 가해'로, 상대방인 장혜영 의원을 '피해자'로 명명한 뒤 사건 전후의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고 피해자는 큰 상처를 받았다"면서 "피해자가 항의를 했고 이후 사과를 했으나 성희롱, 성폭력을 추방하겠다고 다짐하는 정당의 대표로서 저의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당대표직 사퇴와 성폭력 예방교육 이수, 당 징계 청구를 통해 책임지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전 대표는 "피해자는 평소 저에 대한 정치적 신뢰를 계속해서 보여주셨는데 저는 그 신뢰를 배반하고 신뢰를 배신으로 갚았다"며 "제 행위를 성찰하고 저열했던 저의 성인식을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장 의원 역시 별도 입장문을 내고 "어떤 폭력에도 맞서기를 주저하지 않고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장 의원은 "피해사실을 공개함으로써 저에게 닥쳐올 부당한 2차 가해가 두렵지만, 그보다 두려운 것은 저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이라며 실명을 공개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번 사건을 겪으며 깊이 깨달은 것들이 있다. ‘피해자다움’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어떤 여성이라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은 결코 피해자가 될 수 없음을 의미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가해자의 사실인정과 진정성 있는 사죄, 그리고 책임을 지는 절차가 필요하다"면서 "가해자 스스로가 이를 거부한다면 사회가 적극 나서서 그렇게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박유영 디지털뉴스부 기자 / shine@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