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21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야권 통합 경선' 제안에 대해 "정치에도 일정한 상식이 있는 건데 상식에 맞지 않는 정치는 할 수가 없다"며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국민의힘 단일 후보가 정해지기 전에 안 대표와 엮이는 일은 없을 거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겁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인(안 대표)도 공당의 대표인데 타당에서 실시하는 경선 과정에 무소속이라는 이름을 걸고 같이 하겠다고 하는 것이 이게 정치 도의에, 상식에 맞느냐"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취재진의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렇게 잘라 말했으며,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는 또, 안 대표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제안한) '오픈 플랫폼 경선'은 국민의힘이 대중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한 데 대해 "(경선 방식은) 안 대표가 이러고 저러고 얘기할 성격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이 알아서 할 일이지 내가 무슨 안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이러고 저러고 판단할 사람이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국민의힘 대표가 확정된 이후에 다른 것들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에 더이상 그에 대해 얘기할 필요가 없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틀 전에도 안 대표의 제안을 듣자마자 "뚱딴지 같은 소리"라고 대꾸한 바 있습니다. 아예 "논의할 가치가 없다"고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앞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이나 안 대표와의 단일화 이야기가 불거질 때마다 '철벽' 거부를 해왔습니다.
특히, 지난 12일 라디오 인터뷰에선 "그 양반(안 대표)은 정신적으로 자기가 유일한 야당 단일후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건 도대체가 정치 상식으로 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단일화는) 더이상 거론하고 싶지도 않다"라고 일축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이런 격앙된 발언은 서울시장을 놓고 야권 단일화를 할 때 하더라도 안 대표에게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계산에서 나온 걸로 보입니다.
가까운 재보궐선거를 넘어 대선까지 내다봐도 100석이 넘는 제1야당이 3석에 그친 소수정당의 입김에 휘둘리는 모습 자체가 옳지 않다는 판단도 깔려 있습니다.
'인물 중심'으로 가자는 안 대표 측과 달리 '정당 중심'으로 가야 정권 교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게 김 위원장의 일관된 생각입니다.
정치공학을 떠나 김 위원장이 안 대표 개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것도 한 몫 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내가 사실은 안 대표가 어떤 분이라는 걸 잘 안다"면서 한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그는 "과거 안 대표에게 '정치를 하고 싶으면 국회부터 들어가서 제대로 배워서 정치를 해야 한다'고 했더니 나를 보고 '국회의원은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는 사람들인데 왜 자기 보고 국회의원 하라 하느냐고'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양반이 정치를 제대로 아느냐' 생각이 들어서 더
한편, 안 대표는 김 위원장의 거듭되는 공세에 대해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권이 아닌 나와 싸우는 것 같다"고 맞받아쳤습니다.
[ 박유영 디지털뉴스부 기자 / shine@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