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개각을 단행한 중소벤처기업부와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3개 부처 가운데 2곳에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을 발탁하면서 당 내 친문 조직인 '부엉이 모임'이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부엉이 모임'에서 좌장 역할을 한 전해철 의원이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취임한 데 이어 법무부 장관 후보 박범계, 문체부 장관 후보 황희, 중기부 장관 후보 권칠승 의원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늘(21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18개 부처 수장 중에 친문 부엉이 모임 출신이 22%나 된다"며 "나쁜 말로 하면 '나 아는 사람 몽땅 자리 갈라준 거다' 이렇게 비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이번 개각과 관련해 "정권 호위내각, 임기 말 측근 챙기기, 자리 나눠먹기 내각"이라며 "소위 노무현 정권 때 청와대에 있었던 사람들 또는 부엉이 모임 사람들, 대통령과 같이 근무한 인연이 있었던 사람들, 이런 사람들만 다 쓰고 있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그 중에서도 황희 후보에 대해선 문화체육 분야와 관련해 전문 경력이 전무하고 국회 상임위원회 경험조차 없는 만큼 아예 '부적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친문 성향만 부각되는 것에 대한 불만을 내비쳤습니다.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 (집권) 5년차인데 4년 동안의 인사를 보면 친문, 비문 가르지 않고 탕평인사를 했다"며 "의원들이 입각한 사례가 많지만 그중에 친문이라고 해서 4년 간 문제된 적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5년 내내 친문이라고 불리는 의원들은 입각해선 안 되냐, 그런 비합리적인 논리가 성립돼 그냥 가십거리로 얘기할 순 있지만 진지하게 토론할 주제는 아니"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특히 '부엉이 모임' 자체가 이미 없어졌다고 반박했습니다. 20대 국회 때 30여명의 민주당 의원이 소속됐던 '부엉이 모임'은 '친문 감별사' 등 계파 논란이 불거지면서 문 대통령이 당선된 이듬해 해체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의원은 "부엉이 모임 자체가 특별한 활동이 없었고 두 달에 한 번씩 만나서 식사하는 게 대부분이었는데 그 식사를 중지했다"며 "총선 전부터 같이 모이는 모임이 없었고 그 이후에 2년 정도 부엉이 모임이란 이름으로 같이 활동하거나 하는 건 없었다"고
다만, 정권 말기가 될수록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가 쉬운 정치인 출신을 장관직에 대거 발탁하는 관행이 반복됐다는 건 아쉬운 점으로 꼽힙니다.
청문회를 앞둔 장관 후보자들이 그대로 임명될 경우 18개 부처 가운데 현역의원 신분에서 발탁된 인사는 7명으로 늘게 됩니다.
[ 박유영 디지털뉴스부 기자 / shine@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