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공업용 미싱'을 놓고 때아닌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먼저 운을 띄운 쪽은 여당입니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제(20일) 자신의 SNS에 재봉틀 사진을 올린 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수준 이하의 막말퍼레이드가 계속되고 있다"며 "더이상 국민의 귀를 오염시키지 못하도록 공업용 미싱을 선물로 보냅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주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촉구하면서 "(현 대통령도) 전직 대통령이 되면 본인들이 사면의 대상이 될 지도 모르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발언하자 '발끈'한 겁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오늘(21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분에 대해서 말도 섞고 싶지 않다"고 불쾌감을 드러낸 뒤, "공업용 미싱을 보내는지 한 번 보겠다. 그게 오면 적절한 용도로 쓰겠다"고 응수했습니다.
'공업용 미싱' 논란은 과거 정치권의 한 장면도 소환했습니다.
제2회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1998년 5월, 야당이었던 김홍신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거짓말을 많이 해 염라대왕 앞에 끌려가면 (입을) 바늘로 뜰 시간이 없어 공업용 미싱으로 드륵드륵 박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정부와 여당은 "의원직에서 반드시 제명하겠다"며 펄펄 뛰었습니다.
김 전 의원은 곧바로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킨 점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이 일로 검찰에 고발됐고 모욕죄가
그런데 23년이 지난 지금, 같은 소재로 여야 공격과 수비가 뒤바뀌어 공방이 벌어진 겁니다.
국민의힘 측은 "20년 전 고 김대중 대통령에게 쏟아진 망발을 민주당 중진의원에게서 다시 듣다니 김 대통령도 하늘에서 노할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박유영 디지털뉴스부 기자 / shine@mbn.c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