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박원순 서울시' 10년의 길을 열어준 과오를 스스로 매듭짓겠다며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2011년 무상급식 투표와 연계해 서울시장직을 내던지면서 박 전 시장 당선의 멍석을 깔아준 '원죄'를 이번에 결자해지하겠다는 논리입니다.
오 전 시장의 17일 출마선언문은 시작부터 '무상급식 파동'에 대한 절절한 사과와 반성으로 채워졌습니다.
그는 자신을 "중도사퇴로 서울시민과 당에 큰 빚을 진 사람"이라고 하면서 "자책감에 고뇌" "미숙한 선택" "속죄하는 마음" 등의 표현으로 연신 몸을 낮췄습니다.
그는 "절치부심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이제 국가적 위기 앞에서 앞장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습니다.
서울시장 중도사퇴 이후 정치적 존재감이 흐릿해진 상황에서 통렬한 반성문을 통해 서울시장 재도전의 당위성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오 전 시장의 지난 10년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두 차례 총선에서 지역구를 바꿔가며 재기를 시도했지만 내리 패했고, 당내 선거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습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 출마했지만, 정세균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습니다.
2019년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를 통해 여의도 복귀를 시도했지만, 약한 당내 기반과 '황교안 대세론'에 밀려 고배를 마셨습니다.
지난해 총선거에서 서울 광진을에 나섰다 신예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에게 패한 것이 가장 뼈아픈 대목입니다. 당시 두 사람의 표차는 2천748표였습니다.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야권의 대권 주자군으로도 꼽혔지만, 결국 서울시장으로 체급을 낮춰 정치 생명을 건 모양새입니다.
오 전 시장은 "이번에 1년 보선 시장으로 당선되면 앞으로 내놓게 될 공약은 전부 5년짜리"라며 "그 5년 동안은 정말 대통령직 도전에 대한 생각은 머릿속에서 하얗게 지워버리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본선까지 갈 길은 아직 멉니다. 나경원 전 의원 등 쟁
이에 대해 오 전 시장은 "모두 자질이 훌륭한 분들이지만 시행착오로부터 나올 수 있는 경륜은 정말 갖추기가 힘든 것"이라며 '전직 서울시장'으로서의 경륜을 부각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