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입장에서는 격세지감이다. 2018년 6월 지방선거 압승과 지난해 4월 총선 압승은 옛 추억이 되는 건가. 올해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는 여당에 적신호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1~13일 전국 성인 남녀 1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서 국민의힘은 34.7%의 지지율을 기록해 민주당의 24.6%를 10.1% 포인트 차로 앞섰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국민의힘이 40.7%의 지지율로 민주당(24.7%)을 멀찍이 따돌렸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도 38.6%에 그쳐 부정적 평가(56.4%)에 훨씬 못 미쳤다. 최근 다른 여론 조사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60%를 웃돌기도 했다.
현 정부 들어 주요 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여당 지지율이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세 가지 법칙으로 설명해보자.
# 평균 회귀의 법칙
성적은 결국 평균으로 회귀한다는 '평균 회귀의 법칙'을 첫째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여당의 지난해 총선 압승은 실력 이상의 성적이었다. 총선 승리는 미국과 유럽에 비해 코로나19 방역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데 크게 힘입었다. 그러나 방역 성공은 지난 정권에서 메르스를 거치면서 쌓은 경험과 매뉴얼 덕도 있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한국에는 (미국과 달리 감염병 대응의) 플레이북이 있었다"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평균 회귀의 관점에서 본다면 과거의 압승은 미래 참패의 전조가 될 수 있다. 그래야 성적이 평균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여당은 차후 선거에서는 자기 실력보다 더 나쁜 성적표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
작용에는 반드시 반작용이 따르는 법이다. 여당은 총선 압승 이후 독선과 독주의 형태를 보였다. 독주에는 반작용으로 '견제'가 반드시 따라오게 돼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누군가의 독주를 웬만하면 허용하지 않는다.
여당 독주의 증거는 많다. 총선 이후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했다. 여당 견제를 위해 관례적으로 야당이 차지하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여당이 가져가겠다고 고집을 피운 게 대표적인 예다. 입법 독주도 계속됐다. 민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임대차 3법을 소관 상임위에서 축조 심의도 없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켰다. 야당의 반발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러나 앞서 밝혔듯이, 독주에는 견제가 따라오기 마련이다. 작용과 반작용이 자연의 법칙이듯, 독주와 견제는 사회가 작동하는 원리다. 여당 지지율 하락에는 견제 심리가 반영돼 있다고 봐야 한다.
# "임금은 배, 백성은 물"
옛 중국의 철학자 순자는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 있지만 가라앉힐 수 있다"라고 했다. 군주국에서도 이럴진대 민주공화국이라면 두말하면 잔소리다. 민심은 '여당'이라는 배를 띄울 수 있지만 가라앉힐 수도 있다.
그러므로 지도자들은 백성을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지난 총선 승리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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