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비정규직법 시행 3년 유예를 골자로 한 개정안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단독으로 기습상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이 제안한 여야 3당 회담까지 무산되면서 비정규직법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에 김재형 기자입니다.
【 기자 】
국회 환노위 회의장에서 추미애 위원장에게 상임위 개회를 요구하던 한나라당 의원들.
1시간 넘게 기다렸지만, 추 위원장이 나타나지 않자 조원진 환노위 한나라당 간사는 기다렸다는 듯 위원장석에 앉아 곧바로 비정규직법 시행 3년 유예안 등 계류된 법안들을 일괄상정했습니다.
▶ 인터뷰 : 조원진 / 환노위 한나라당 간사
- "의사일정 147항 안상수 의원이 대표 발의한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에 관한 법률안 이상 147건의 법률안을 일괄상정하고자 합니다."
회의 시작부터 법안 상정까지는 10여 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추미애 환노위원장과 민주당은 즉각 회의진행과 법안 상정은 원천무효라며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 인터뷰 : 추미애 /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 "의회민주주의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독재정권에나 있을법한 일입니다."
▶ 인터뷰 : 우제창 / 민주당 원내대변인
- "조원진 의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들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특수공무집행방해로 고발을 적극 검토하고 국회 윤리위에 제소할 것입니다."
민노당과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다른 야당들도 한목소리로 기습상정을 비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비정규직법 시행에 따른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 회담도 무산됐습니다.
한나라당은 여야 3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6인 회담을 전격 제안했습니다.
▶ 인터뷰 : 안상수 / 한나라당 원내대표
-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나서야 합니다. 세 교섭단체의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의 6자회담을 정식으로 요구합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노동계가 빠졌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습니다.
자유선진당도 6인 회담을 거부하며, 대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했습니다.
비정규직법과 관련한 여야 회담이 무산된 가운데 설상가상 한나라당의 법안 기습상정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김재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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