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발언과 관련해 이수아 기자와 더 짚어보겠습니다.
【 질문1 】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으로 상대하겠다는 게 바이든 정권 출범을 앞둔 북한의 첫 대미 메시지입니다. 어떤 의도로 받아들여야 되는 건가요?
【 답변1 】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을 내세운 건 결국 미국이 보이는 태도에 따라 북한도 앞으로 대미 정책 방향을 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북미 대화의 문을 열어두면서도, 관계 개선 여부는 미국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공을 넘긴 겁니다.
▶ 인터뷰(☎) : 박원곤 / 한동대학교 국제지역학 교수
- "(김정은 위원장이) 2019년 12월에 얘기했던 정면돌파 노선인데, 보다 좀 더 강경해진 것은 맞아요. 핵 능력을 훨씬 고도화하겠다고 명확히 밝혔죠."
5년 전 7차 당대회에 비해선 훨씬 정제한 언어로 표현했지만, 미국이 먼저 대북 제재를 해제하는 등 전향적인 정책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자력 강화를 통해 이 난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확고한 뜻을 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 질문2 】
우리한테는 남북 합의 이행을 촉구했습니다.남북관계도 우리 하기 나름이라는 얘기겠죠?
【 답변2 】
김 위원장은 남측이 남북 합의 이행을 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됐다고 말했는데요.
판문점 선언에 남북 간에 적대적인 행위를 하지 않기로 했는데, 이 부분을 우리가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는 거죠.
그러면서 우리의 태도에 따라 남북 관계가 3년 전 봄날로 돌아갈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습니다.
문제는 북한의 요구가 한미군사훈련, 첨단 군사장비 반입을 중단하는 등 우리로선 당장 수용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는 겁니다.
특히 한미훈련의 경우 당장 3월에 예정돼있는 만큼 북한의 반발을 피할 수 없겠죠.
따라서 우리 태도에 따라 관계가 좋아질 수 있다는 메시지는 명분 쌓기용일 뿐, 실제 남북 관계 개선은 북측도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 질문3 】
핵잠수함, 극초음속 무기 개발 등도 언급했는데요. 이것도 결국 미국이나 우리 측에 정책 변화 압력을 넣는 차원이라고 봐야 되나요?
【 답변3 】
네 앞서 리포트에서도 봤지만, 핵 잠수함이 실제로 개발된다면 들키지 않고 본토 근처까지 가서 SLBM 미사일을 쏠 수 있게 됩니다.
이밖에도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사드나 패트리엇 미사일 등 기존 무기로는 요격이 불가능해 역시 미국이나 우리나라로선 큰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핵잠수함의 경우, 정말 김 위원장 말대로 설계가 이제 끝난 것이라면 도입까진 3~4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김 위원장의 무기 과시 발언 역시 미국과 우리를 상대로 협상력을 키우려는 차원일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양무진 /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북한이 미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ICBM, SLBM과 같은 핵 능력 고도화를 운운하면서도 물리적 도발의 언급이 없는 것은 먼저 긴장 고조를 원치 않는 수위 조절의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 질문4 】
바이든 당선인 측은 아직 반응이 없죠?
【 답변4 】
네, 미 언론들이 바이든 인수위 측에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한 논평을 요청했지만 거절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추측하기론 아직 바이든이 당선인 신분이고, 공식 취임이 열흘 앞으로 남은 상황에서 북미 현안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문제를 어떤 식으로 풀어가겠다 정도의 거시적인 발언은 열흘 앞으로 다가온 취임 연설에서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아마 북한에 아무런 조건 없는 대화를 우선 제시할 가능성이 커서, 당분간 북미의 주도권 싸움이 계속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앵커멘트 】
결국 새로운 바이든 정권이 북한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나 우리와 북한의 관계도 설정되겠네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