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년만에 열린 북한 최대 정치행사인 당대회에서 그간의 경제정책 실패를 자인했다.
6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평양에서 열린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8차 당대회) 개회사를 통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 수행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습니다"라고 자평했다.
북한이 지난 7차 당대회 당시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이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당시 북한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의 목표에 대해 "인민경제전반을 활성화하고 경제부문 사이 균형을 보장하여 나라의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을 제시할 것을 예고했으나 대회 1일차인 이날까지는 이에 대한 세부적인 언급은 없었다.
다만 김 위원장이 북한 경제의 실패를 외부의 탓으로 돌리지 않은 점은 눈에 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노력과 전진을 방해하고 저애(방해)하는 갖가지 도전은 외부에도, 내부에도 의연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경제 실패의 원인을 낱낱이 분석하기 위한 방안으로 "비상설중앙검열위원회를 조직하고 아래에 파견해 실태를 료해(파악)하고 현장에서 일하는 로동자, 농민, 지식인당원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듣도록 하였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북한 주민들의 바닥 민심을 파악하고,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날 김 위원장은 핵무기·전략무기 등 지난 5년간 대내외에 과시했던 군사력 증강에 대한 내용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개회사에서 광명성 4호와 첫 수소탄 실험을 성과로 다뤘던 지난 7차 당대회 때와 대비된다.
관심을 모았던 대남·대미 메시지도 대회 첫날엔 나오지 않았다. 다만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조국통일위업과 대외관계를 진전시키는 데 중요한 문제들을 제기하게 된다고 하셨다"고 전하며 이번 8차 당대회에서 새로운 대남·대미 정책 기조를 제시할 것임을 예고했다.
2016년 4월 열린 7차 당대회 당시 양복
북한의 당대회는 노동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로 북한의 전략노선과 주요 정책 등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자리다. 지난 7차 당대회에서 북한은 경제건설·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을 제시한 바 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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