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우리 선박을 나포한 속내를 결국 드러냈습니다.
이란 정부 대변인은 온라인 기자 회견에서 이란의 한국 선박 나포가 인질극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일축하며,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 70억 달러를 한국 정부가 인질로 잡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수아 기자입니다.
【 기자 】
이란의 한국 선박 나포 배경에는 동결된 원유 수출 대금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 지난 2010년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 대금을 한국 시중은행에 이란 중앙은행 이름으로 개설된 계좌로 입금하는 방식으로 교역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9월, 미국의 이란 제재가 강화되며 계좌 운용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한국에 묶인 이란 자금은 우리 돈 7조 8천억 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이란은 이번 나포와 동결 자금 사이 직접적인 연관성을 부인하면서도, 현재 인질을 잡고 있는 건 한국이라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알리 라비에이 / 이란 정부 대변인
- "만약 여기에 인질범이 있다면, 그건 70억 달러가 넘는 우리 자금을 근거 없는 이유로 동결한 한국 정부일 겁니다."
이란은 해당 자금으로 코로나19 백신 구매를 추진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나포를 지렛대 삼아 미국과 협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바이든 정부 출범에 맞춰, 핵협상·제재 해제 대화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 한다는 분석입니다.
▶ 인터뷰 : 성일광 / 서강대 유로메나 연구소 책임연구원
-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치관계가 끝날 때까지 한국 상선을 나포하고 있으면서 트럼프, 바이든 대통령과의 협상력을 높이려고 무리수를 두는 거죠."
미 국무부는 이란에 해당 선박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하며, 우리 정부와 공조 의사를 밝혔습니다.
MBN뉴스 이수아입니다.
영상편집 :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