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이 신년 정국의 이슈로 부상하면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국민 사과'가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탄핵의 그림자를 털어내고 보수 쇄신에 매진하겠다는 다짐의 성격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낙연발(發) 사면론의 길을 터준 것 아니냐는 겁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공식 사과 이후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으로 공이 넘어가 있던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당 안팎에서는 지난해 '연내 사과'를 강행한 김 위원장이 신년 들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직접 요청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어왔습니다.
실제 정의당도 "사과가 사면을 위한 지렛대는 아닌지 지켜보겠다"고 견제했습니다.
김 위원장 주변에선 사면 논의의 주도권을 여당에 빼앗긴 데 대한 아쉬움까지 거론됩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재보선을 3개월여 남겨두고 돌발 사면론으로 선수를 치는 바람에 김 위원장이 정부 실정과 국론 분열을 지적하며 '적절한 시점'에 사면을 요구하고 나설 기회를 놓쳤다는 겁니다.
다만, 김 위원장 측은 대국민 사과가 당 쇄신 차원의 결단이었다고 강조하며, 사면을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였다고 보는 시각을 경계하는 분위기입니다.
이 대표와의 사전 교감도 부인합니다.
실제 이 대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사면 건의 계획을 미리 귀띔했지만, 김 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에게는 언질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김 위원장도 정공법을 택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제(1일) 이 대표의 사면 건의와 관련, "처음 듣는 얘기"라고만 언급했으나, 이번 주 회의 발언 등을 통해 사면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내놓을 전
"야당 대표라는 분은 어디서 뭘 하나"(이재오 전 의원)라는 등 당내 비판을 잠재우고, 여권의 정치적 의도까지 차단하기 위해 김 위원장이 어떤 묘수를 낼지 주목됩니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한민국 정치의 큰 흐름을 그리는 차원에서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고, 상황을 주시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