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당시 전투에서 공을 세운 참전용사들이 59년이 지난 오늘(25일) 가슴에 훈장을 달았습니다.
이들은 팔순 노인이 됐지만 치열했던 전투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했습니다.
박호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60년 전에 찾아 드려야 될 이 무공훈장을 이제야 찾아 드리게 돼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정말 장하시고 수고하셨습니다.
육군 3군 사령관 이상의 대장은 백발의 참전용사에게 훈장을 달아주며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미 세상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 훈장을 받은 아내의 눈시울이 금세 붉어집니다.
경기도 용인 선봉대에서 열린 행사에는 생존 전투유공자 3명과 유가족 7명이 참가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훈장 수여 대상자였으나 전장을 옮겨다녀 훈장을 받지 못했고, 59년 세월이 흐른 뒤 찾은 겁니다.
아직 훈장을 찾지 못한 전투유공자가 7만 9000여 명에 달합니다.
긴 시간이 흘렀지만, 사투를 벌였던 전쟁의 기억이 또렷합니다.
▶ 인터뷰 : 송수영 씨(83) / 당시 이등중사
- "우리 소대장이 전투에서 5명이나 전사하고 부상당하고 내려갔습니다. 당시에 나도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습니다. 기억이 생생합니다."
상처는 또 다른 훈장처럼 팔목에 남아있고, 여전히 약으로 버티며 살아가지만, 누구를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 스탠딩 : 박호근 / 기자
- "반세기 만에 훈장을 찾은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은 후배 장병들의 늠름한 모습에 흐뭇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 인터뷰 : 박진혁 / 일병(경비중대)
- "59년 만에 훈장을 찾으신 선배님들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
비록 피를 흘리며 싸웠던 용사들이지만 소원은 의외에 명료합니다.
▶ 인터뷰 : 최영학 씨(78) / 당시 하사
- "전쟁 안 나는 걸 원합니다. 다른 건 없습니다."
젊은 세대들이 참전용사들의 뜻을 되새기고 6·25전쟁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MBN뉴스 박호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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