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확보전에서 뒤처진 정부의 초동 대처 실패를 비판하는목소리가 잇따르는 가운데 청와대가 "백신의 정치화를 중단해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부터 백신 확보를 지시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문대통령을 향한 비난을 강하게 반박했다.
22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일부 언론과 야당을 향해 "문대통령이 백신 확보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처럼 과장·왜곡하면서 국민의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대통령의 비공개 회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앞서 지난 11월 30일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문대통령은 "과하다고 할 정도로 물량을 확보하라. 대강대강 생각하지 마라"며 백신 확보를 주문했다. 문대통령은 '적극행정' 차원에서라도 백신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5부요인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청와대에 따르면 문대통령이 처음 백신 확보를 지시한 것은 지난 4월부터다. 경기도 성남시 한국파스퇴르 연구소를 방문해 '코로나 치료제·백신 개발 산학 합동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문대통령은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확실히 돕겠다. 끝을 보라"며 백신 개발과 확보를 독려했다. 이후 범정부 상시 지원체계를 가동하라고 지시했다는게 청와대 설명이다. 이후에도 4월 열린 국무회의에서 문대통령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 바이오 의약 수준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각 부처에 백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7월 청와대 참모회의에선 국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위탁받아 생산하기로 한 사실을 보고받고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라"고 당부했다. 9월 참모회의에서도 "코박스, 글로벌 제약사 등을 통해 충분한 양의 백신을 확보해 두라"고 지시했다. 지난달에도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백신 안전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우리가 배송 취급과정에서 부주의가 있지 않는 한 과학과 의학에 기반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서 확보하라"고 당부했고 이달 들어서도 지난 8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재정 부담이 커도 백신 물량 추가확보를 지원해 주도록 하라"고 재차 지시했다.
현재 문대통령은 백신 수급과 관련된 일일보고를 받으며 백신 현황을 챙기고 있다는게 청와대 설명이다. 강 대변인은 "백신 접종 시기도
최선을 다해 앞당길 계획"이라며 "소아나 청소년은 백신 임상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4400만 명분이면 전 국민 대상 백신이라는 전문가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추가 물량 확보와 접종 시기 단축에 모든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