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장관에 내정된 변창흠 후보자가 병역으로 인한 학업 중단의 공백을 메꾸기 위한 제도인 '석사장교' 제도를 이용하고도 전역후 1년간 박사학위에 입학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도는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자녀 군 복무에 특혜를 주기 위해 도입한 제도라는 지적이 있어왔다는 점에서도 논란이 예상된다.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1991년 2월 9일 석사장교를 졸업했지만, 1년1개월 뒤인 1992년 3월 1일이 되어서야 서울대학교 행정학박사 과정에 입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인이라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사안이지만, 변 장관 후보자는 가장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장관급 인사 후보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이종배 의원은 "변창흠 후보자는 '본인 편의'에 맞는 '잘못된 제도'를 이용했을 뿐 아니라, 취지 자체에 맞지 않게 해당 제도를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이종배 의원실은 석사장교 전역후 바로 박사과정에 입학하지 않은 이유를 후보자 측에 질의했으나 답변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매일경제가 다시 질의하자 김영국 국토부 대변인은 "변 후보자는 전역 후 1년 1개월 중 6개월은 환경대학원 조교로 일했고, 이후 공부를 더 해 이듬해 박사과정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수 전문요원'으로 불리는 석사장교는 당시 군사정권 인사들의 아들 병역을 봐주기 위한 제도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아왔다. 실제로 이 제도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인 전재국씨가 입대하던 1982년 시행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씨가 전역하는 1991년까지 10년간 운영됐다. 이들 석사 장교는 육군사관학교 후보생으로서 6개월간 훈련을 받고, 소위 임관과 동시에 전역했다. 실제 부대에 배치되는 실무 없이 교육만 받고 전역한다는 뜻이다. 이렇다보니 변 후보자의 병역기록은 "육군 소위 전역, 입영일자 1991년 2월 9일, 전역일자 1991년 2월 9일"로 명시돼있다. 당시 현역병들의 평균 복무기간이 3년인데 반해 석사장교의 복무기간은 이보다 현저히 짧은 6개월이다. 그렇다보니 '육개장(6개월 복무 장교)'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의원은 "학업지속이라는 석사장교제도의 취지를 악용해 특혜를 누린 것"이라며, "인사청문회에서 따져묻겠다"고 밝혔다.
이종배 의원은 변 후보자 사례 외에도 문재인 정부의 장관급 인사들 중 '병역기피' 사례를 모아 발표할 예정이다. 정책위의장실 차원에서 분석한 결과 이 정부 들어 '병역기피'논란이 일었던 장관급 인사들은 총 15명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석사장교 제도를 이용한 사람은 변 후보자 뿐 아니라 조국 전 법무부장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성윤모 산업통상부 장관 등 다양했다. 이 밖에도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병역 판정 당시 1급으로 판정받았다가 만성간염으로 이후 5급으로 재판정받아 면제 대상이 됐다. 이 의원은 "반칙과 특권을 청산하겠다던 문 정부의 외침은 고위공직자 인사에서 공염불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2017년 11월 문재인 정부가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기준'이 발표된 이후 병역을 기피한 인사들도 상당수라는게 의장실의 분석이다. 전해철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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