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의 박스권 양강 구도 속에 당내 의원들 사이에 관망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통상 대선을 1년반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는 미래 권력을 구심으로 배타적 세력 재편이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팽팽한 양강 구도가 이어지자 무게 중심이 어느 한 쪽으로 쏠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주류인 친문(친문재인)계가 여전히 흐트러짐 없는 대오를 유지하면서도 정작 확실한 '친문 후보'가 없는 상황도 이 같은 현상에 한 몫 합니다.
대표적으로 당내 의원 모임에서'이중 호적'을 유지하는 의원들이 상당수 눈에 띕니다.
친문계 집결로 시작부터 주목받은 '민주주의4.0연구원'의 경우도 현역 의원 56명 중 3분의 1 가량인 19명은 당내 다른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의 회원입니다.
진보 개혁 성향 의원 모임인 더미래나 김근태계가 주축이 된 민평련은 친노 정체성을 근간으로 하는 현재 친문계와는 노선을 달리합니다.
민주주의4.0에는 이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최인호 수석대변인과 김영배 정무실장, 강선우 대변인 등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박광온 사무총장도 애초 창립회원으로 가입하려고 했지만, 당직을 고려해 일단 보류했습니다.
이 대표 최측근인 오영훈 비서실장은 민평련과 더미래 멤버입니다.
이 지사 측에서는 김영진 이규민 의원이 민평련 회원이고, 이동주 의원은 민평련과 더미래에서 동시에 활동 중입니다.
한 중진 의원은 오늘(13일) "이 대표와 친밀한 의원 중 몇 명은 정세균 총리와도 가깝게 지내고, 전해철 의원조차 지방선거 때 부딪혔던 이 지사와 관계를 조정하지 않았나"라면서 "여기저기 보험을 들려는 이중 멤버십이 흔해졌다"고 촌평했습니다.
여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확실한 구심점이 없다는 무의식적 불안감에 무리를 짓고 소속감을 느끼고자 하는 움직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주의4.0이 제시한 '정당 집권론'도 이런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한 사람에게 올인하는 것은 생존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전략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