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순간, 여야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려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힘찬 박수와 박수세례가 나왔고, 국민의힘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공수처법이 통과되자 청와대도 반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수처가 신속하게 출범할 길이 열려 다행"이라고 평가했고, 민주당은 "검찰개혁의 8부 능선을 넘었다"고 자평했다. 민주당 내 일부 의원들은 '공수처 출범의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핸드폰을 꺼내 본회의장을 기념촬영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은 역사 앞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공수처를 세우기 위해 의회의 70년 전통도, 윤리도 짓이겼다"고 여당의 행보를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시인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일 오전 원내행정국에 사임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법 개정안을 저지하지 못한 데 따른 야당 간사로서의 책임을 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 입장에서는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저지할 방법이 없던 상황이었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공수처법 개정안은 7명으로 구성되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의 의결 정족수를 기존 6명에서 '3분의 2'인 5명으로 완화하는 게 골자다. 이는 야당 측 위원 2명이 반대를 해도 처장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공수처 검사의 요건 역시 현행 변호사 자격 10년에서 7년으로 완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행 규정은 변호사 자격을 10년 이상 보유한 자로서 재판·수사·조사 업무를 5년 이상 수행
한편 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순간, 국무위원석에 앉아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활짝 미소를 보이는 장면도 나왔다.
[우승준 기자 dn1114@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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