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의 최종 관문인 본회의장이 오늘(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설전으로 얼룩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의석수 우위를 앞세워 법안 처리를 서두르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공수처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에 대한 무제한 반대토론(필리버스터)을 신청하며 지연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3시 15분쯤 시작된 본회의 전부터 "이제 본회의만 남았다"(이탄희), "손에 땀이 찬다"(고민정)는 글을 공유하며 법안 처리 목전에 다다른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본회의장 곳곳에서는 밝은 얼굴로 서로 주먹을 부딪쳐 인사하며 '공수처 대장정' 마무리를 축하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반면, 그제(7일)부터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공수처 반대 농성을 벌여온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찌감치 의원총회를 마치고 본회의장 앞에 도열해 '입법 독주' 규탄 구호를 외쳤습니다.
저마다 침통한 표정으로 검은색 '근조' 리본을 가슴에 달고, 회의장 좌석 앞에 '의회 독재 공수처법 규탄'이라 적힌 손팻말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애초 오후 2시에 개의할 예정이었던 본회의는 국민의힘이 민주당 보좌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은폐 의혹을 제기하면서 1시간 넘게 지연됐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본회의에서도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여야 법사위 대표 선수로 민주당 김종민 의원과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공수처법 개정 찬반 입장을 갖고 의사진행발언에 나섰습니다.
특히 김 의원이 "여당이면 발 뻗고 자고, 야당이면 새우잠 자는 역사가 바뀔 것"이라며 공수처 출범 이후를 전망하자, 국민의힘 의석에서 "국민을 바보로 아십니까"라는 고함이 터져 나왔습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의 피해 당사자라고 주장하는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비쟁점 법안 표결을 마친 후 필리버스터 첫 타자로 연단에 섭니다.
올해 61세로 4선인 김 의원은 정기국회 회기가 종료되는 이날 자정까지 연설을 쉬지 않겠다며, 기저귀까지 착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목 보호 스프레이와 안약도 챙겼습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필리버스터 신청 안건을 여러 차례 번복하는 해프닝을 빚었습니다.
처음에 공수처법을 비롯해 국정원법, 남북관계발전법, 5·
이후 5개 법안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공지했으나, 다시 3개로 줄이겠다고 한 번 더 정정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