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與 갑질인가"…김남국, 정의 대변인에 "낙태죄 브리핑 수정 안하면 도움 없을 것"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에게 법사위 낙태죄 공청회 관련 브리핑 내용을 수정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낙태죄 폐지는 물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정의당이 하는 건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는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9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공당 대변인에 대한 김남국 의원의 갑질 폭력, 즉각 사과하라"며 "어제 저녁 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우리당 조혜민 대변인에게 법사위 낙태죄 공청회 관련 브리핑 내용에 대해 항의 전화를 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낙태죄 개정 국회 공청회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임신중지 전면 비범죄화를 요구하는 여성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해 발표할 진술인은 단 2명에 불과한 자리였고, 공청회에서 오간 이야기는 여성들의 현실이 아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어 그는 "'낙태죄 폐지에 대한 여성들의 반대의견은 잘 알겠으나 남성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등 어이없는 말들을 일삼았다"며 "여성들의 삶을 짓밟았던 공청회에서의 망언들을 굳이 다시 언급하진 않겠습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해당 발언은 김 의원이 이날 공청회에서 한 질문을 '저격'한 것이다. 김 의원은 김정혜 한국정책연구원 부연구원과의 질답 과정에서 "(낙태죄 폐지)는 남성도 함께 생각해야하고 심각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여기에 대해 남성들, 법안에 대한 의견이 있는가"라고 했다.
해당 브리핑 이후 김 의원은 9분 가량 이어진 통화에서 조 대변인에 "왜곡된 브리핑"이라며 브리핑 내용 수정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낙태죄 폐지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의 정의당의 법안 추진을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 수석대변인은 "각 당 대변인 브리핑과 관련해 이의·정정을 요청하는 경우 공식적인 방식을 통해 이의·정정을 요청하며 이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상식"이라며 "거대 여당 의원이면 타 당 대변인에게 무례하기 짝이 없는 짓을 벌여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어 "조혜민 대변인은 30대 여성·원외 대변인으로, 나이 어린 여성이라고 함부로 대해도 된다고 여기는 것이냐"며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일과 관련해 김남국 의원에 대한 징계를 비롯한 엄중한 조치를 위할 것을 촉구한다"며 민주당의 합당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조 대변인은 90년생으로 지난해 정의당 최연소 여성본부장을 지내다 올해 총선 직후 대변인이 됐다.
[김정은 기자 1derland@mkiner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