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7일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유체이탈도 이 정도면 심각한 중증의 환각 상태"라고 비판하자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안철수 대표의 모습이 보인다"고 반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모두 발언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의 갈등과 관련해 "혼란스러운 정국으로 국민께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저는 취임사에서 권력기관을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고, 그 어떤 기관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견제장치를 만들겠다고 국민께 약속했다"며 "과거처럼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기관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였다"고 말했다.
이에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지킬앤하이드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 "오늘 문 대통령은 검찰총장을 내쫓으려는 지금의 혼란상을 두고 '민주주의와 개혁을 위한 마지막 진통'이라 했다. 그리고 '권력기관을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겠다'는 취임사를 상기했다"고 적었다.
유 전 의원은 "유체이탈도 이 정도면 심각한 중증의 환각 상태"라며 "법무장관을 내세워 온갖 무리한 수단을 총동원해 검찰총장을 쫓아내려던 대통령과 오늘 저 말을 태연히 내뱉는 대통령은 과연 동일인이 맞는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헌법 1조 2항 주권재민을 말하며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기관은 없도록 하겠다는 대통령과 자기들 마음대로 공수처장을 임명하려고 공수처법을 또 뜯어고치려는 대통령은 과연 동일인이 맞는가?"라며 "우리는 지금 지킬앤하이드 뮤지컬을 보고 있는 건가"라고 덧붙였다.
한편 양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유 전 의원을 겨냥, "개인적으로 유 전 의원님의 품격과 내공을 존경해왔다"면서 "정치인 유승민을 있게 한 품격마저 포기하진 말아달라"고 반발했다.
이어 "그래서인지 오늘 의원님의 발언은 매우 유감이다. 아무리 정치인에게 비판은 숙명이라지만 오늘의 표현은 지나쳤다"며 "이제는 보고 배울 후배들이 더 많을 선배 정치
그러면서 "격조 있는 비판이 더 아픈 법"이라며 "유 의원이 안철수 대표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는 저의 생각이 착각이길 바란다. 두 분의 동행은 한 번으로 족하다"고 비판했다.
[김정은 기자 1derlan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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