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유죄 판결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예고하자 당 내부에서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연말 정기국회에서 공수처법·경제3법 등 처리를 둘러싼 입법 대치가 한창인 가운데 제1 야당은 다시금 내부로부터 리더십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초선이자 당 원내대변인인 배현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종인 위원장께서 굳이 뜬금포 사과를 하시겠다면 문재인 정권의 탄생 그 자체부터 사과해주셔야 맞지 않는가"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앞서 2016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으로서 20대 총선 승리에 기여했던 과거 인연 등을 지적한 것이다.
배 의원은 이어 "이 나라 헌정사를 뒤엎고 국민 삶을 뒤엎는 문 정권을 탄생시킨 스승으로서 '내가 이러라고 대통령 만들어 준 줄 아느냐' 이 한 마디를 뜨겁게 기다렸다"며 "비상시를 맡은 위원장께 현실 인식의 용기와 지혜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선 "이미 옥에 갇혀 죽을 때까지 나올까 말까한 기억 가물한 두 전직 대통령"이라고 썼다.
3선 장제원 의원도 쓴소리를 내놨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폭주를 막는 데 당력을 집중시켜야 할 시기에 비대위원장이 나서 당의 분열만 조장하는 섣부른 사과 논란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김 위원장의 사과 방침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과 사과 주체의 정통성을 확보하지 못한 명백한 월권"이라며 "임시기구인 비상대책위원회의 장이 당의 역사를 독단적으로 재단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며 "의원총회도 거치지 않은 사과과 절차적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5선으로 원내 맏형 격이자 '친박'으로 꼽히는 서병수 의원은 전날 "(사과는) 저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덮어씌운 온갖 억지와 모함을 걷어내고 정상적인 법과 원칙에 따른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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