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희 서초구청장이 1일 국민의힘 '투톱'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만나 내년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출마하겠단 의지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45분께 국회 비대위원장실에서 조 청장을 단독 면담했다. 면담은 약 20분간 이어졌다. 조 청장은 면담이 끝난 후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 의사를 밝혔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출마 선언을 하기 앞서 당 지도부에 먼저 알리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 의사를 제대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조 청장에게 "여당이 잘못한다고 해서 야당에 표가 자동으로 올 것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며 "야당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위원장은 또한 "시민이 보기에 저 사람이 잘 할 수 있느냐가 판단 기준"이라며 "현안에 대한 문제 해결 능력이 있다는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청장은 "서울에는 정책 시장이 필요하다"며 "청년에게 미래를 주는 희망 시장,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플러스 시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 청장은 김 위원장과 만남이 끝난 후 주호영 원내대표와 정양석 사무총장을 차례로 면담했다. 그가 오는 3일 국민의힘 전·현직 모임인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에 강연자로 나서는 만큼 구체적인 비전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공식 출사표를 던진 주자는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이혜훈·김선동 전 의원 등이다. 조 청장이 공식 출마 선언을 하면 네번째가 된다. 그는 서울 지역 구청장 25명 중 유일한 야당 소속이란 강점을 갖고 있다. 여권 기초자치단체장 사이에서도 자신만의 정책을 앞세워 존재감을 드러냈다. 일례로 그가 제안한 1가구 1주택 재산세 인하 정책은 정부가 실제 시행에 나서 따라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 외에도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구상, 청년기본소득 정책 등을 펼쳐 주목 받았다. 그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 최초의 여성 부시장을 지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당내 후보 띄우기'가 이어지는 것이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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