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청와대 앞 1인 릴레이 시위가 5일째 진행되고 있다. 야권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치에 대한 항의 뜻을 담아 시작된 즉흥 시위를 발판으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일 "오후에 국회 본회의가 열릴 예정이지만 오전에도 릴레이 시위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당 초선 의원들은 지난달 27일 문 대통령을 향해 "추 장관 뒤에 숨어 침묵하는 이유를 밝히라"며 성명서를 내고 청와대를 찾았지만 '문전박대' 당하자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섰다. 30일에는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면담을 촉구하며 다시 청와대 연풍문으로 향했다가 경찰에 제지당했다.
이날 초선 의원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역 지침을 준수해 모든 일정을 정무수석실에 미리 알렸는데도 청와대는 경찰 병력을 동원해 평화로운 야당 의원의 발걸음을 가로막았다"고 규탄했다. 이어 "대통령이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겠다'고 한 약속은 헌신짝처럼 버려졌다"고 주장하면서 "초선 의원들의 간곡한 질의를 외면하지 마시고 직접 응답해달라"고 말했다. 최재성 정무수석이 초선 의원들과 만나지 않으면서도 낙선한 지역구 조기축구회에 참석했다는 것과 관련해서도 "즉시 해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여민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검찰을 염두에 둔 듯 '선공후사의 자세'를 주문했지만 야권 비판은 여전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추미애 장관 뒤에 숨어 있다가 드디어 나오셔서 말하는 한마디가 선공후사"라며 "비리 측근들 보호하려고 윤석열 총장을 쳐내려는 게 선공후사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작 선공후사 잔소리를 들어야 하는 사람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는 대통령 본인 아닌가", "정작 선공후사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도 용감하게 정의를 부루짖는 평검사들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야권의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오전 릴레이 시위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앞서 국민의힘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는 물론 대선 후보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도 현장을 찾아 시위 중인 초선 의원들을 격려한 바 있다.
[정주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