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미 대선이 열린 뒤 처음으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방위비 분담금 관련 공식협의를 재개했다. 조 바이든 미 당선인이 동맹 관계를 중시하는 만큼 방위비 조기 타결 가능성을 대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외교부는 이날 양측 협상단이 화상협의를 열고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 현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양국 대표인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도나 웰튼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는 이 자리에서 공평하고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를 조속히 도출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합의했다. 협의에는 협상대표 외 한국 외교부·국방부, 미국 국무부·국방부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올해 SMA 협상은 양국 간 의견 차이, 미국 대선 불확실성, 코로나19 확산 등의 요인으로 무기한 공전 상태에 놓여있었다. 지난 3월 실무 차원에서 '13% 인상안'에 잠정 합의가 이뤄졌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거부한 이래 9개월 가까이 제대로 된 협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후 양국 협상단은 전화나 이메일 등으로 현황을 점검하는 수준에서 소통을 유지해왔으나 협의라 부를 수 있는 수준의 대화는 재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양국이 대외적으로 발표할 정도의 공식적인 협의를 한 것은 바이든 당선인의 '동맹중시' 노선이 반영된 흐름이란 분석이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바이든 당선인이 동맹관계 회복을 공언한 만큼 차기 행정부에서는 방위비 협상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새 행정부가 들어서도 미측 협상팀 구성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
이에 빠르면 바이든 차기 행정부가 들어서는 내년 1월말 직후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흘러나온다. 정부는 '공평하고 상호 수용 가능하다'는 조건만 충족된다면 조기에 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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