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의 노동자 해외 송출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러시아 기업들을 제재한 데 대해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외무부 사이트에 게재한 논평을 통해 "미국이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고용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2개 러시아 기업에 대해 제재를 가한 결정은 유감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자하로바는 "예전처럼 미국은 일상적인 자체 의혹 외에 다른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고 자신들의 말을 믿을 것을 요구했다"면서 "러시아에 대해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또다시 비난했다"고 미국의 조치를 비판했다.
이어 "이 같은 비난을 단호히 배격하며 국제법의 보편적 규정에 배치되는 자국의 법적 규정을 대외적으로 적용하는 미국의 관행을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자하로바는 또 "안보리에서 조율된 결의를 미국이 준수하는지에 대한 근거 있는 우려가 있다"면서 "그 명백한 증거가 미국이 안보리 결의 2231호에 의해 승인된 (이란과의 핵합의인)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재개한 대이란 제재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들에 대한 근거없는 제재는 자국 대외 정책에서의 비건설적 행동으로부터 여론을 분산시키려고 꼴사납게 시도하는 미국 행정부의 전혀 근거 없는 차별 행보"라고 재차 비판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전날 러시아 기업 2곳에 제재를 부과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별지정 제재대상(SDN) 리스트에 추가된 곳은 러시아에서 운영되는 북한 회사인 철산무역과 러시아 건설회사인 목란 LLC다.
철산무역은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를 관리하는 기업으로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 나라들은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작년 12월 22일까지 이들을 모두 북한으로 송환해야 했다.
[조성신 기자 robgud@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