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들은 정착 지원교육이 이뤄지는 하나원에서의 심리 상담이 형식적이었다고 토로합니다.
▶ 인터뷰 : 탈북민A
- "하나원에서 (심리 상담이) 한 번 있긴 한데 형식적이라고 보면 될 거 같아요. 형식적으로 마음에 어려움이 있느냐 물어보니까 '없어요. 제가 이상한 사람도 아니고' 이런 반응이거든요."
하지만, 탈북민의 외상 후 스트레스 치료를 위한 전문적인 상담과 관심은 꼭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입니다.
▶ 인터뷰 : 이혜림 / 차의과대학 임상상담심리 박사
- "일단 내담자들이 수치심과 죄책감이 있는데 더 깊죠, 저 친구들은. 자신의 감정조차도 둔해져 있고. 악몽을 꾸는 친구들도 많고. 드러내지 않을 뿐이죠."
탈북민들이 유예기간 이후엔 일을 하고 있어야만 기초생활 수급권자로 인정되는 제도로 인해, 몸과 마음의 병을 고치지 못한 채 취업에 급급하다 1년 안에 그만두는 경우가 30%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지성호 / 국민의힘 의원
- "치료가 안 된 상황에서 현장에 투입되다 보니까 사회 시스템이 취직을 하면 길게 일하길 원하고 하는데 이런 것에서도 문제점이 발생하는 거죠."
반면, 선진국들은 트라우마를 겪은 위험군을 대상으로 특화된 사후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아프가니스탄·이라크 파병 장병을 대상으로 건강재평가제도를 마련했고,
일본에서도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피해자를 위한 '재해시마음의정보지원센터'를 설립, 매년 20억 원 예산을 들여 심리 상담을 운영 중입니다.
탈북민의 외상 후 스트레스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통일부와 복지부가 MOU를 체결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아직은 시작 단계입니다.
심리적 벼랑을 경험했던 탈북민의 정서적인 안정까지 배려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속도를 낼 때입니다.
MBN뉴스 이수아입니다.
영상취재 : 변성중, 배병민 기자·양희승 VJ
영상편집 : 이주호
영상제공 : 갈렙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