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성 1명이 강원도 최전방에서 철책을 넘어 월남했다가 14시간여 만에 군에 발견돼 논란이 이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어떻게 국민이 마음 놓고 잠자리에 들 수 있겠느냐"며 군을 공개 비판했다.
안 대표는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군 당국에 요구한다. 군은 나라의 근간이고 최후의 보루다. 이번 기회에 군 기강을 좀먹는 썩은 싹을 찾아 확실히 잘라내시라"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온 세계의 이목이 미 대선으로 쏠린 사이, 군사분계선에선 또다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났다. 민간인으로 추정되는 북한 주민 한 명이 철책선을 두 개나 뚫고 우리 GOP 남쪽 1.5km 지점까지 내려온 것"이라며 "전자경보 시스템은 발동되지 않았고, 군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군이 자랑하는 첨단경계시스템은 무용지물이었음이 확인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작년 6월 삼척항 목선 귀순으로 동해안이 뚫렸고 올해 3월에는 제주 해군기지가 민간인에게 뚫리더니, 이번에는 최전방 철책선이 노크 귀순에 이어 또다시 허망하게 뚫린 것"이라며 "이런 사고가 터질 때마다 군 당국은 경계 태세 강화를 다짐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마디로 우리 군이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고, 사후약방문조차 못 내는 한심한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무장세력이 넘어왔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안 대표는 "계속되는 군의 전방 경계 실패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이 빠진 망나니 칼질과 번지수 틀린 부동산 정책 당국의 헛방망이질과 함께 이 정권이 얼마나 총체적으로 부실한 정권인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습"이라며 "경제도, 법치도, 안보도 구멍이 숭숭 뚫린 상황에서 어떻게 국민이 마음 놓고 잠자리에 들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또 "청와대만 쳐다보는 정치군인들이 군을 이끌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무사안일에 젖은 자들이 군 수뇌부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철저하게 검열해야 한다"며 "그것을 군 내부에만 맡길 수 없다. '민관정부합동검열단'을 구성해서 민간전문가와 함께 우리 군의 경계 태세와 기강을 기본부터 제대로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저를 비롯한 국민들은 군 장병들을 믿고, 장병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있다"며 "청춘을 바쳐 나라를 지키는 장병들의 숭고한 헌신이 폄훼되지 않도록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과 군 지휘부의 변화와 각성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우리 군은 (강원도) 동부지역 전방에서 감시장비에 포착된 미상인원 1명을 추적해 오늘(지난 4일) 오전 9시 50분께 안전하게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합참은 "미상인원은 북한 남성으로 남하 과정 및 귀순 여부 등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관계기관 공조 하에 조사가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남하한 북한 남성은 고성 지역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내에서 붙잡혔고, 북한군이 아닌 민간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철조망을 넘어오는 과정에서 철책 일부가 훼손된 것
이번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지난 2012년 '노크 귀순 사건'으로 뭇매를 맞은 지역과 같은 곳으로, 합참은 해당 경계부대에 전비태세검열단을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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