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야당에서 최고의 관심사는 내년 서울시장·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내년 재보궐을 이겨야 내후년 대선을 '해볼만한' 정도가 된다는 절박함이 있고, 국민의당은 현재의 군소정당으로 맥없이 21대 국회를 마무리할 것인지, 국민의힘과의 통합을 통해 의원 개개인이 한단계 더 정치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분기점에 있다. 무엇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입장에선 '변수'로 남을지, 아니면 스스로 주역이 될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선거가 바로 내년 재보궐이다.
이처럼 중요한 재보궐 선거의 경선룰은 당연히 초미의 관심사다. 룰 세팅이 한창인 국민의힘 앞에 3가지 '시민 후보' 선택지가 놓였다. "시민이 공감하는,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각각 어느 단계에서 '시민 후보'의 참여를 허용할지를 두고는 입장이 갈린다.
경선의 첫 단계부터 시민후보의 참여를 염두에 두는 완전국민경선의 경우 여러 후보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흥행효과가 기대될 뿐 아니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부터 광화문세력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후보를 참여시킬 수 있다. 반면 당원투표가 생략돼 당원들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반면 시민후보가 경선 최종 단계인 결선에서 참여하게될 경우 시민후보와 당내 후보의 단일화의 효과가 극대화되고 당원 들의 반발도 잠재울 수 있다. 반면 당내 경선을 여러차례 거쳐온 당내 후보들의 피로감이 더해진다는 단점도 있다.
뚜렷한 경선 후보를 갖지 못해 흥행효과가 절실한 국민의힘으로서는 당원들의 반발도 잠재우면서 후보 단일화의 효과도 극대화하는 선택지를 골라야 하는 기로에 놓인 것이다.
◆ 김종인·김무성·시민대표의 완전국민경선 모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마포포럼 좌장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범시민사회단체연합 등 시민사회가 주장하는 완전국민경선 모델은 시민 후보로 불리는 외부 인사들이 경선의 첫 단계부터 참여하는 모델이다. 후보 참여를 완전공개해 모든 사람이 후보 신청을 할 수 있게 하고, 투표 역시 100% 국민 참여로 진행한다. 50%당원투표, 50%일반 국민투표로 구성되는 현행 경선룰에서 당원들의 참여는 배제되는 형식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완전국민경선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운을 띄운 가운데 야권의 '대선 전초기지' 마포포럼의 김무성 대표도 '상향식 공천이 전제된 완전개방형 경선'이라는 이름으로 큰 틀에서의 찬성의사를 밝힌 상태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주장해온 '미스터 트롯' 방식의 경선도 맥을 같이한다는 분석이다.
4일 열린 김상훈 경선준비위원장과 시민사회간 토론회에서도 이갑산 범사련 대표가 "시민 후보를 영입해야 한다"며 힘을 실었다. 이 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시민후보에 문호를 처음부터 개방해야 한다"며 "100%완전국민경선으로 해야 시민후보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나아가 현역의원의 참여를 봉쇄해야 한다면서 "시위를 해서라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 경선준비위원회의 시민후보 중간참여 모델
반면 당내 경선을 우선적으로 준비하는 경선준비위원회의 경우 1차 컷오프 이후 2차 경선단계에서의 시민후보 참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컷오프 '생환자'의 수를 4명으로 잠정 결정한 상태인 가운데 이 4명의 당내 후보와 시민후보가 경선을 치러 한명의 후보를 낸다는 전략이다.
김상훈 경준위 위원장은 이날 시민사회 토론회에서 "일반 시민 여론조사 비율을 많이 높이고 책임 당원들에 선택권은 보장하되 결과 반영치는 예전보다 낮추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며 완전국민경선에 대한 신중론을 내놨다. 실제 경준위원들 역시 "국민 참여 비율을 높이긴 해야겠지만 100%는 좀더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조심스러운 불가론을 내놨다. 특히 김 위원장은 "가능하면 원내에 능력 있는 인사를 영입하는 과정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시민 후보로 불리는 인물들이 당에 들어와서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 김용태 전 의원의 박원순-박영선 단일화 모델
당내 경선을 통해 정해진 한명의 국민의힘 후보와 시민후보간의 단일화 모델에 대한 주장도 나왔다. 김용태 전 의원은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시 박영선-박원순 단일화 모델을 제안했다. 당시 민주당은 당내 후보 선정 과정을 통해 박 장관을 단일 후보로 선정했지만 당시 시민운동가였던 박 전 시장과 단일화해 '시민후보'라는 이름으로 선거에 나섰다.
김 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모든 사람이 당으로 다 들어오라는 방식은 기득권"이라면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전국보다 서울이 더 빠지는 절박한 상황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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