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인서울'한 학생 VS 서울에서 지방대 간 학생'
지난 주말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이슈가 됐던 사안 중 하나는 '지방인재'의 정의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지난달 30일 전국 혁신도시에 있는 공공기관 채용에서 지방 대학 출신자를 50%까지 뽑는 방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지역균형발전 전략 차원에서 내놓은 복안이지만, 환영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역차별 아니냐는 불만섞인 의견도 만만치 않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에서도 지방인재 기준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전북 부안군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에서 "문재인 정부 임기 말까지 전국 10곳의 혁신도시에 입주해 있는 공공기관들은 그 지방의 대학 출신자를 30%를 뽑는 걸 목표로 하는데, 거기 더 얹어서 20% 정도를 다른 지역의 지방대 출신으로 뽑는 방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공공기관 신입사원 중 절반이 지방대 출신으로 채워지는데 그 중 30%포인트는 해당 지역의 지방대학, 20%포인트는 타지역 지방대학 출신으로 된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가 발표한 대책을 살펴보면 '지방인재'에서 방점은 '지방대학교'에 가 있다. 실제 지방에서 태어나고 자랐다고 해도 서울에서 대학을 다닌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이들보다는 지방에서 해당 지역의 대학교를 다닌 사람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과거에 비해 위상이 많이 약해진 지방국립대는 물론 소외감이 큰 지방의 수많은 대학의 취업관문을 넓히면, 자연스럽게 지방대 선호가 높아지고,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로 인한 수도권 학생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반발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방에서 나고 자랐기에 '지방인재'가 분명하지만, 서울로 대학을 갔다는 것 때문에 해당 지역 채용에서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분명히 생길 수 있다. 이같은 질문에 대해서 이 대표는 "그런 문제까지도 함께 검토하기 위해 용역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의원들 생각도 다르다. 비수도권 의원들은 지방대가 무너지면 지방도 함께 무너지기 때문에 지방대생들을 향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지방자치연구모임, '자치와 균형' 포럼 소속의 한 다선 의원은 "전국적인 엘리트가 한 데 모여야 한 산업이 일어난다"며 "좋은 지방대학이 있어야 지방도 살아난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전남 목포)은 "서울과 지방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수도권 학생들은 사회 진출할 때 지방대생들과 비교하면 인맥, 환경, 교육기회, 정보 등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이 대표 발표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방대생들이 (편견처럼) 머리가 안 좋고 무능력한 게 아니라 태어나고 사는 곳이 다르다는 이유로 기회가 불평등했던 것"이라며 "그것을 바로펴기 위해선 지방 출신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특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수도권 지역구의 30대 청년 의원은 "공공기관에서 지방대 출신들을 많이 뽑아주면 지방대의 경쟁력이 강화된다"며 "지방대와 산업 클러스터가 연계돼 생태계 구성이 되면 지역균형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퍼즐 중 하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그는 "대학을 '지방인재' 기준으로 하는 게 맞는지에 대해선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지역에 정주하고 삶을 꾸릴 지역 출신에 대한 개념 규정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수도권 및 청년 의원들은 지방대 출신에게만 혜택을 부여하는 것 자체가 또다른 사회적 손실을 낳는다며 맞서고 있다. 또 지역인재 기준을 대학 기준이 아니라 고등학교 혹은 거주 기간 등으로 다양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수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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