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늘(1일) 12명의 차관급 인사를 대폭 교체한 배경에는 공직사회 분위기 쇄신을 통해 국정과제 이행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청와대 등에서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정통 관료 출신이 요직에 발탁된 점이 눈에 띕니다.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의중을 꿰뚫는 인사를 전면에 배치해 임기 말 공직 누수 현상을 막고 국정성과를 도출하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를 시작으로 조만간 개각과 청와대 비서진 개편 등 연쇄 인사를 단행하면서 임기 후반 국정장악력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 부동산·일자리·코로나 대응…핵심과제에 집중된 차관교체
이번 차관급 인사의 특징은 코로나19 대응, 부동산 문제 해결, 일자리 확보 등 국민적 관심이 뜨거운 분야의 담당 부처에 인적교체가 집중됐다는 점입니다.
우선 전세난 등 부동산 문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토교통부 1차관으로 청와대에서 국토교통비서관으로 일했던 윤성원 전 비서관을 발탁했습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최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경제 회복의 출발점으로 일자리를 꼽은 데 이어 청와대 일자리수석(임서정)과 고용노동부 차관(박화진)을 동시에 바꿨습니다.
중대본 총괄대변인을 맡았던 김강립 전 보건복지부 1차관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 내정한 것도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의 중요성을 고려한 인사입니다.
국정동력 전체를 좌우할 중대 이슈를 담당하는 곳에 해당 부처의 전문가를 투입해 조직 장악력을 높이고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됩니다.
◇ 청와대 출신·전직 의원 등 발탁…"조만간 모두 1주택자"
청와대 참모 출신들의 약진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윤성원 국토부 1차관을 비롯해 청와대 통상비서관을 거친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내정자,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역임한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내정자 등이 모두 청와대 출신입니다.
박광석 기상청장 내정자 역시 정권 출범 후 기후환경비서관실에서 일했습니다.
청와대 출신의 대거 발탁은 청와대와 부처 간의 유기적인 소통을 강화해 국정과제 이행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김정우 전 민주당 의원을 조달청장으로 발탁한 점도 눈길을 끕니다.
국회의원 출신을 청와대 참모로 기용하는 경우는 잦지만, 외청장에 앉히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제식구 챙기기'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여기에 윤성원 내정자나 박진규 내정자 등 과거 '1주택만 남기고 처분하라'는 권고에 따르지 않고서 청와대를 떠난 인사들이 재발탁됐다는 점을 두고도 뒷말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윤 내정자의 경우 두 채 가운데 한 채의 매각이 완료됐고, 박 내정자도 한 채가 매각 중이어서 12월 중에 등기이전이 완료될 것"이라며 "오늘 발표된 모든 내정자가 1주택자는 아니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다들 1주택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속도내는 인적쇄신 연내 개각·비서진 교체 이어질듯
이번에 차관급이 대폭 교체되면서 이제 관심은 이르면 연말로 예상되는 개각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12월초 정기국회 종료와 함께 일부 부처를 상대로 개각을 단행한 뒤 내년 임기 5년차를 맞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문재인 정부 임기와 동시에 임명된 이른바 '원년멤버'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교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맞물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역시 자리를 떠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밖에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교체설도 흘러나오며, 검찰개혁 이슈가 연일 주목받는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거취 역시 관심이 쏠립니다.
정치권에서는 개각과 맞물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를 비롯
노 실장의 교체 시점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그 후임으로는 최재성 정무수석,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우윤근 전 주러대사 등의 이름이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