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여야 국회의원들이 '곳간' 채우기에 분주합니다. 남은 두 달간 후원금 모금의 고삐를 바짝 조여 내년 의정활동 기반을 닦아두려는 것입니다.
총선을 치른 올해는 지역구 의원이 3억 원, 비례대표 의원이 1억5천만 원까지 각각 모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 한도를 채우려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3선의 박완주 의원은 최근 지지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국정감사 성과를 홍보하고, "앞으로도 좋은 정책으로 감사함을 돌려드리고 싶다"며 후원 계좌를 첨부했습니다.
당내 소장파로 불리는 박용진 의원은 "여러분의 후원이 젊은 국회의원 박용진의 소신과 열정을 지켜주는 유일한 힘"이라며 응원을 부탁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일부 의원의 노골적인 모금은 '앵벌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 푼 줍쇼"라며 계좌번호를 올린 데 이어 "161분만 참여하고 소식이 감감하다", "대통령 뵙기도 부끄럽다"며 연일 후원을 요청했습니다.
또 김용민 의원은 친여 성향의 온라인 사이트 '딴지일보' 게시판에 "군자금이 부족해 보좌진들이랑 굶고 있다", "밥 한 끼 사주시고 검찰개혁 맡긴다 생각하시고 후원 부탁드린다"고 썼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스텔스' 모금 활동을 벌입니다. 대개 개인 블로그에 계좌번호만 띄워놓고 물밑에서 후원을 타진하는 편입니다.
페이스북 등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채널에서 공공연히 후원을 호소하기보다 '알음알음' 지인들에게 부탁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분위기입니다.
한 다선 의원은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놓고 도와달라 글 쓰고 읍소하기 좀 그렇다"며 "지지자나 지난해 고액 후원자들에게 감사 전화를 드리면서 넌지시 부탁해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의원들이 후원금 모금에 적극 나서는 것은 코로나19 탓이 큽니다. 의정 보고회 같은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모금 자체가 어려워졌습니다.
특히 지
수도권 지역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후원금에 엄청 목마른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노하우가 부족하고 코로나19까지 겹쳐 올해 후원금은 일단 포기하다시피 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